[단독] 길고양이 줄일 돈, 남친 통장에?…사업비 횡령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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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2.02.23. 오후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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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아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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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자체에서 길고양이 중성화 사업을 위탁받은 동물보호단체 대표가 사업비 횡령 의혹에 휩싸였습니다. 실제로 중성화 수술을 얼마나 시켰는지도 알 수 없고, 사업비의 절반 이상이 남자친구 통장에 들어갔다는 내용입니다. 당사자는 정당하게 인건비를 줬다는 입장입니다.

정아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군산의 한 고양이 보호단체는 지난해까지 4년간 길고양이 중성화 사업비 명목으로 군산시에서 약 1억4천만 원을 받았습니다.

그대로 두면 길고양이가 너무 많아진다고 보고 군산시에서 일부 사업을 맡긴 겁니다.

이 단체가 중성화 사업을 했다는 증거로 군산시에 제출한 서류입니다.

규정대로라면 증빙 자료엔 중성화 수술 장면을 담은 사진이 첨부돼야 하지만, 길고양이를 포획했을 당시의 사진만 붙어있습니다.

[서연우/제보자 : 청구했던 중성화 관련 서류를 확인했을 때는 중성화를 했는지 안 했는지 확인은 불가능해요.]

이 단체의 지난해 사업비 지출 내역입니다.

단체 대표인 차모 씨는 여섯 번에 걸쳐 자신의 남자친구인 최모 씨 계좌에 케어비 명목으로 약 천백만 원을 입금했습니다.

또 포획비 명목으로 1800만 원을 남자친구인 최씨 계좌에 입금했습니다.

합쳐서 2900만 원, 지난해 사업비 5400만 원의 절반 이상이 남자친구 계좌로 입금된 겁니다.

[A씨/군산 고양이보호단체 봉사자 : 케어를 했으니까 케어비를 줬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제가 제 눈으로 안 봤잖아요.]

제보자는 이 단체의 후원금도 제대로 운영됐는지 알 수 없다고 주장합니다.

[서연우/제보자 : 후원금 통장에서 돈은 빠져나가는데 그 빠져나간 거에 대한 지출 증빙이 이뤄지지를 않아요.]

이에 대해 차씨는 중성화 근거 서류를 넣지 않은 건 초기에 가이드라인이 없어서 생긴 일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차모 씨/군산 고양이보호단체 대표 : 군산시에서 중성화 사업을 시작해야 되는데, 제가 처음에 시작을 한 거잖아요. 서류 전산을, 사진을 어떻게 찍으라는 그런 것도 없었고.]

또 남자친구는 길고양이 포획팀장으로 일했기 때문에 정당한 인건비를 준 것이며, 후원금 사용 내역은 투명하게 밝히고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군산시는 차씨의 남자친구가 실제 포획과 케어 활동을 했는지, 중성화 수술을 시킨 것은 맞는지 관련 부서와 이 단체를 상대로 감사를 진행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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