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KIST “현행 거리두기 유지해도 내달 하루 확진 1만명까지 늘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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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청 의뢰 방역완화 시뮬레이션
화이트보드 통해 대화하는 의료진 29일 서울 광진구 혜민병원의 코로나19 환자 입원 병동 내 의료진이 화이트보드에 문구를 써 음압 구역 맞은편 의료진에 약품 등을 요청하고 있다. 이날 입원 중인 코로나19 중환자 수는 1145명으로 열흘 연속 1000명대를 넘어섰다. 다만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67.4%로 하락 추세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현행 사회적 거리 두기를 그대로 유지하더라도 다음 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하루 1만 명까지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해 정부는 모임 인원 4명, 식당 카페 영업시간 9시 등 현재의 거리 두기 조치를 2주 연장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 영업시간 1시간 늘면 1만8000명 확진
30일 더불어민주당 김원이 의원이 질병관리청에서 제출받은 시뮬레이션 자료에 따르면 방역 수준을 현 단계로 유지해도 내년 1월 중하순이 되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하루 1만 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해당 시뮬레이션은 질병청이 의뢰해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산출했다.

방역당국은 1월 2일로 예정된 현행 거리 두기 종료를 앞두고 방역 수칙 완화를 가정해 코로나19 확산세를 예측했다. 만약 내년 1월 3일부터 식당 카페 등의 영업시간을 현재 오후 9시에서 오후 10시까지 1시간 늘린다면 1월 말 하루 확진자 수는 1만8000명대로 예측됐다. 30일 0시 기준 하루 확진자 5037명의 4배에 가까운 수치다. 영업시간을 지금처럼 유지한 채 모임 인원만 4명에서 8명으로 늘릴 경우 1월 말 하루 확진자가 1만4000명대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확진자 증가의 주된 이유는 ‘오미크론 변이’ 확산이다. 질병청은 1월 중 오미크론이 국내에서도 우세종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까지 국내에서 확인된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 수는 625명으로, 하루 새 67명 늘었다.

전문가들 역시 지금이 오미크론 확산에 따른 확진자 증가를 미리 대비할 시점이라고 지적한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오미크론 확산에 대비해 확진자 수를 줄일 필요가 있다”며 “거리 두기를 좀 더 유지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31일 김부겸 국무총리 주재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열고 1월 3일부터 적용되는 사회적 거리 두기 조정안을 결정한다. 현재 거리 두기 조치를 2주 더 연장하는 것이 유력하다. 이렇게 되면 미국 화이자의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 도입 때까지 시간을 벌 수 있다. 1월 중 도입되는 팍스로비드는 경증 코로나19 환자의 중증 악화 비율을 88% 낮춰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 위험도 낮은 시설부터 방역패스 해제 검토
보건복지부는 이날 내년도 업무보고를 통해 위험도가 낮은 다중이용시설부터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 확인제) 의무 적용을 해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현재 방역패스가 시설 위험도와 관계없이 일괄 적용된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시설별 위험도는 △마스크 상시 착용 △공간 내 밀집도 및 환기 등을 고려해 판단한다. 내년 중 시설별로 적용할 예정이다. 다만 식당 카페 등은 방역패스가 마지막까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식당과 카페는 마스크를 쓴 채 음식을 먹을 수 없어 공연장, 영화관 등에 비해 위험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또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대비해 하루 확진자 1만 명까지 감당할 수 있도록 병상을 늘릴 계획이다. 우선 1월 말까지 코로나19 병상을 2만4702개로 늘릴 방침이다.

한편 정부는 장기적으로 오미크론 변이 유행에 대비하는 새로운 사회적 거리 두기를 준비하기로 했다. 이기일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기존 일상 회복 구상은 오미크론 변수가 없는 상태에서 만들어졌다”며 “오미크론의 특성을 고려한 새로운 사회적 거리 두기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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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백신 맞은 자, 안 맞은 자, 맞추려는 자. 그들의 이야기를 쫓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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