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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효과' 믿던 영국도 위협하는 인도 변이에 대해 지금까지 알려진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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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효과' 믿던 영국도 위협하는 인도 변이에 대해 지금까지 알려진 것들

2021.05.25 16:00
네이처 “영국 변이보다 전파력 높아...백신 효과 무력화 증거는 아직 부족해”
인도 보팔에서 코로나19 백신이 든 보관용기를 살펴보는 의료진의 모습이다. EPA/연합뉴스 제공
인도 보팔에서 코로나19 백신이 든 보관용기를 의료진이 살펴보고 있다. EPA/연합뉴스 제공

지난해 말 인도에서 처음 보고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변이바이러스는 미국과 싱가포르, 영국을 포함한 수십개의 국가로 확산됐다. 백신 접종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안도하던 영국을 포함해 일부 국가에서는 B.1.617로 알려진 인도 변이바이러스가 우세종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국제 학술지 ‘네이처’는 24일(현지시간) 현재까지 인도 변이바이러스에 대해 알려진 과학적 사실을 정리했다. 기존 변이바이러스에 비해 감염력이 얼마나 센지, 백신 접종으로 형성된 면역력을 회피할 수 있는지가 주요 관심사다. 

 

과학자들은 지금까지 B.1.617 변이바이러스의 하위 유형 3종(B.1.617.1, B.1.617.2,  B.1.617.3)을 확인했다. 감염 사례와 검체 데이터, 임상 증상, 백신 접종 상태 등에 대한 광범위한 분석은 물론 유전체(게놈) 시퀀싱을 통해 B.1.617과 하위 유형 3종에 대한 비교 연구를 진행한 결과 이들은 모두 각기 다른 유전적 구성을 가진 것으로 파악됐다. 

 

● 인도 변이, 전파력 더 높을 것으로 분석

 

영국 소재 ‘레스터 로열 인퍼머리’의 바이러스 전문가인 줄리안 탱 컨설턴트는 “인도 변이바이러스의 각 하위 유형 변이는 감염력과 관련된 개별 속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개별 변이로 봐야 한다”며 “사람에서 사람으로 얼마나 빨리 전파되는지를 따지는 전파율이 높으면 의료시스템과 예방접종 프로그램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기존에 수행된 유전체 분석 연구에 따르면 B.1.167.2 변이바이러스의 경우 ‘452R’과 ‘478K’로 알려진 유전자 변이가 포함돼 있으며 이 변이는 모두 감염력과 관련이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인체에 침투할 때 사용하는 스파이크 단백질의 유전체를 일부 바꾼 변이로 감염력이 더 높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로 영국 일부 지역에서는 감염자의 대부분을 차지해왔던 영국 변이바이러스 B.1.1.7을 B.1.617.2가 대체하고 있다는 분석과 우려도 나온다. 

 

벨기에 루벤 소재 카톨릭대 생물학자인 톰 웬실리어즈 교수는 영국의 현재 바이러스 게놈 시퀀싱 데이터를 분석하고 “현재 영국 전역에서 신규 감염의 절반이 B.1.617.2 변이바이러스로 추정된다”며 “분석 데이터에 따르면 B.1.617.2 변이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영국의 기존 변이 B.1.1.7 변이보다 13% 빠르게 늘어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영국 정부 자문위원회의 운영 분과인 ‘모델링에 대한 과학적 팬데믹 인플루엔자 그룹’이 지난 12일(현지시간) 펴낸 보고서는 “B.1.617.2 변이바이러스가 B.1.1.7 변이보다 감염력이 50% 더 높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COVID-19 지노믹스 영국 컨소시엄’을 이끌고 있는 섀런 피콕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도 “감염력이 50% 더 높다는 분석은 현실적”이라며 “데이터가 축적됨에 따라 확신을 갖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피콕 교수는 다만 “B.1.167.2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영국 전체 감염 사례는 크게 증가하지 않고 있다”며 “문제는 지역 사회에서 유행하는 바이러스가 기존 변이인 B.1.1.7이 아닌 B.1.617.2로 대체되고 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 백신 접종 효과 무력화 가능성은 낮아

 

현재 접종중인 백신이 B.1.617 변이바이러스에 얼마나 예방 효과가 있는지도 중요하다. 백신 접종으로 생긴 면역력을 회피한다면 집단면역은 물론 예방 접종 프로그램에 심각한 균열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론적으로 영국에서 B.1.617.2 변이바이러스 확산이 가속화하면 현재 인구의 절반 이상이 백신을 1회 이상 접종받은 영국에서 백신의 예방 효과를 벗어나는 ‘면역 회피’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백신의 효과를 무력화하는 면역 회피로 인해 감염 사례가 늘어나는 과학적 증거는 없다. 

 

실제로 5월 중순 영국 북서부 볼튼 지역에서 발생한 집단감염 사례에 관한 사전 데이터에 따르면 B.1.617.2 변이에 감염돼 입원한 환자들 대다수는 백신 접종을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B.1.617.2 변이에 감염돼 입원한 환자 18명 중 5명만이 백신 1차 접종을 받은 것으로 분석됐지만 아직 충분한 데이터는 없는 상황이다.  

 

영국 북서부 볼튼 사례에 대해 톰 웬실리어즈 교수가 별도로 분석한 데이터에 따르면 B.1.617.2 변이바이러스 감염자는 백신 접종을 받지 않은 10대에 집중됐다. 이후 30~40대에도 B.1.617.2 변이바이러스 감염자가 나왔지만 백신 2차 접종까지 마쳤을 가능성이 높은 50대에서는 감염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3일(현지시간) 영국 공중보건국이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가 개발한 백신 및 영국 옥스퍼드대·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한 백신은 모두 B.1.617.2에 예방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크리스티나 파겔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 연구원은 “인도 변이바이러스의 전파력에 대한 명확한 모델링이 필요하고 백신의 예방 효과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데이터가 더 축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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