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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서 쫓겨난 성인페스티벌, 서울 한강으로

김지원
김지원 기자 zone@kyeongin.com
입력 2024-04-13 11:34

수원과 파주시에서 시민들의 반대여론으로 개최가 무산된 성인페스티벌이 세번째 장소로 서울시를 택했다. 앞서 두 차례 경기도 내 지자체와의 마찰을 겪은 주최사 측은 이번 행사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13일 성인페스티벌 ‘2024 KXF The Fashion(이하 KXF)’ 주최사 플레이조커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30분 공식 SNS를 통해 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한 ‘어스크루즈’로 개최 장소를 변경했다. 해당 장소는 잠원 한강공원 1주차장 앞 한강에 위치한 선상 주점이다.

앞서 KXF는 수원 메쎄에서 대관이 취소되자 지난 4일 파주 케이아트 스튜디오로 대체 장소를 정했지만, 하루만인 5일 파주시의 거센 반대로 또다시 대관이 취소됐다. 두 지자체의 적극적인 공세에 세 번째로 서울을 택한 주최사는 이번이 최종 개최지가 될 수 있도록 힘을 쏟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새로운 개최지로 떠오른 서울시의 향후 대응에 시민들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행정대집행이라는 초강수 카드를 꺼내 든 수원과 가능한 모든 행정력을 총동원해 저지하겠다고 나선 파주의 사례가 여성 단체와 학부모 단체 등 여러 시민단체의 호응을 얻고 있다 보니 관할 지자체 입장에선 무대응으로 있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다소 신중한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공공시설의 경우 관련 규정에 따라 사전에 제한할 수 있겠지만, 민간 시설의 경우 법령 위반 사항이 아니라면 관에서 제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나 해당 대체 장소가 인근에 잠원 한강 공원과 주택단지가 있어 또다시 반발이 생길 예정이다. 서울특별시 한강공원 보전 및 이용에 관한 기본조례에 따르면 ‘심한 소음 또는 악취를 나게 하거나 술에 취해 주정을 하는 등 다른 사람에게 혐오감, 불안감을 조성하거나 위해를 가할 우려가 있는 행위’는 금지 행위에 속하기 때문에 서울시가 KXF 행사를 어떻게 판단할지에 따라 개최가 여전히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반복되는 지자체와 KXF 간 갈등에 양측 간 조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도덕적인 감성이나 공동체의 지향성을 도외시하고 표현의 자유를 내세우며 보여주고 싶은 것을 가감 없이 표출하면 반발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며 “주최사가 한발 물러서서 설득하려는 노력을 보이면 그에 따라 지자체도 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희태 플레이조커 대표는 “수원과 파주에서 대화를 요청했으면 충분히 응했을 것이고 행사의 수위를 조절할 의사도 있었지만, 두 지자체 모두 어떠한 협의 시도도 없었다”고 말했다. 다만 수원과 파주 관계자들은 공통으로 “청소년 보호 측면에서 해당 행사는 협의의 대상이 아니”라면서 “행사의 목적성이 분명해 수위 조절 등 타협점이 없다”고 못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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