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화려한 감옥, "일본의 천황가"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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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6. 29.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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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루히토 일왕의 즉위식

"아키히토 일왕"이 생전퇴위를 하고, "나루히토"가 새 일왕이 됨으로서, 일본국의 이른바 "덴노 즉 천황"이 바뀌었다. 사실 우리에게, 일본의 천황(사실 천황이라 부르고 싶지도 않지만, 고유명사로 생각하여 적는다)은 일본내에서 신성 불가침의 존재로 상당한 권위와 재력 그리고 엄청난 대우를 받는다고 생각하지만, 현실의 천황은 사실상 "마지막 황제" 푸의의 삶과 그리 다르지 않다. 스스로 문을 열수도 없고, 마음대로 찻집을 갈수도 없으며, 심지어는 지인과 전화도 못하는 삶이 일본 천황과 그 가족들의 삶이다. 거기다 사유재산도 전무한 상태라, 비유하지면 가장 화려한 감옥에서 정해진 대로, 삶을 사는(혹은 복역을 하는)생활을 하는 것이 천황가의 삶이다. 그러다 보니, 실질적으로 천황가는 결혼조차도 쉽지 않은 것으로 유명하다(사실 천황가에 시집올 정도의 가문이라면 어느정도 재력과 교양이 있는 가문인데, 무엇하러 자진해서, 감옥에 오겠는가?)

천황에 대한, 개인적인 감정을 배제한 체, 실제적인, "천황의 삶"에 대해 기술하면 다음과 같다.

1. 화려한 감옥 생활. 천황가의 생활

상왕이 된, 아키히토와 현왕 나루히토

현재도 일본의 국민통합의 상징이며, 비록 권력은 없지만 신성 불가침적인 존재이며 언론에서도 함부로 다루지 않는다. 그러나 상징에 불과하기 때문에, “일본의 상징답게 처신해야 할 의무”가 엄청나게 많은 편이다

일본국 헌법 1조부터 8조까지가, 모두 “천황에 대한 규정과, 천황이 해야 할 의무, 그리고 권리가 적혀 있다” 즉 한마디로 적으면 '천황은 상징이니까 국가 행사에는 무조건 참가하고, 상징답게 처신하며, 권력은 없으니 내각이 정하는 것에 승인과 도장만 찍어라' 것이다.

일본 참의원에서 천황 (아키히토 전 일왕의 모습)

즉 헌법조차도 '천황가는 얼굴마담이니, 내각이 시키는 대로만 움직여라'라고 아예 헌법상 못을 박아놓은 셈이다.사실, 입헌군주제 국가 중에서도 이 정도로 군주를 과도하게 법적인 제약을 경우는 없다.

이는 에도 막부(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정한, 천황과 조정을 통제하기 위한 법률인 “금중병 공가 제법도”(禁中並公家諸法度) 만큼이나, 엄격히 천황을 규제하고 있는 것이다.

2. 무일푼에 가까운 “천황가의 재산”

도쿄의 황거

외국의 군주는, 정치적인 권한은 없더라도, 상당한 양의 사유 재산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으로 영국 왕실의 경우, 맨 섬(브리틑과 아일랜드 사이의 제법 큰 섬)과 채널 제도 등으로, 이 지역은 왕실의 사유지로서 영국이 왕정이 폐지되고 공화국이 되더라도 현 윈저 가문의 소유권이 인정된다.

이외 스페인,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네덜란드 같은 유럽의 입헌군주국의 왕족들이 갖고 있는 사유지와 별장들도 왕실의 재산이다 (사실 “리히덴슈타인” 같은 아주 소국의 군왕들의 재산이 가장 많다). 이에 비해 천황은 자신의 거주지인, 고쿄(이른바 황거)를 제외하면 아무 것도 없다. 즉, 국회가 천황에 대한 예산을 편성하지 않으면, 완전한 무일푼 이다. 물론 일본 국회는, “황족 품위 유지 차원”에서 생활비를 지급한다. 그러나 일본 황실의 생활을 돕고 관리하는 궁내청(그러나 궁내청 직원의 월권이 오히려 천황에게 해가 되는 경우도 많은 것이 현실이다) 직원들은 공무원이기 때문에, 일본 정부에서 월급을 받는다.

3. 천황의 법적 행위(살아있는 도장찍는 기계)

즉위식에 입장하는, 나루히토 천황

일본국 헌법을 보면, 국사행위에 사실상 거부권은 없는데, 무조건 승인해줘야 한다는 조항도 없기는 하다. 그러한 조항이 없는 것은 "천황은 선하기 때문에 국민의 대표인 의회의 의결을 승인하지 않을 리가 없다"는 게 그 이유라고 한다. 그러나 일본 정치권은 "천황이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법률안에 대한 승인을 차일피일 미룬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법무부에서는 "선한 천황이 의회의 의결을 승인하지 않는 것은 정신병에 걸린 것이므로 섭정을 세운다"라고 답했다고 한다 (대놓고 천황에 대한 정치적 간여를 배제하는 것이다)또한 중의원 해산(의회해산)에도 천황은 전혀 권한이 없다. 일본 총리가 각의(내각회의)에서 “중의원 해산”을 결정하면 천황은 반드시 승인해야 한다. 무조건 승인을 해줘야 한다는 조건은 없지만, 승인을 안 할 수가 없다. 총리가 각의에서 중의원 해산을 결정하면, 천황은 그냥 도장 찍은 문서를 주는 역할밖에 못 한다.

4. 천황과 그 가족에 대한 철저한 “궁내청”의 간섭

천황의 가족, 중앙이 천황의 동생이다. (맨 오른쪽이 현 나루히토 천황)

일본의 궁내청은, 사실 천황을 위한 보좌기관인지 감시기관이지, 모를정도로 일본내각의 지시를 받아, 천황과 그 가족의 일상생활 거의 모든 것을 통제한다.

천황가 에서는, 이를 거부할 권리는 아예 없다.

특히 무엇을 하건 간에 일단, 궁내청으로부터 인가(認可)를 받아야 하는데, 한 10가지의 신청을 하면 그 중 9개는 인가를 받지 못한다고 한다.

당시 황태자였던, 나루히토 덴노의 아내인 마사코 황후의 경우,

a)책방 가는 것? 불가.

b)친정 가는 것? 불가. 황실에 맞는 규칙을 지켜야 하기 때문에..

c)커피 마시러 잠깐 나가는 거? 불가.

d)외국에 있는 대학교 동창들한테 전화하는 것? 불가.

(참고로 마사코 황후는 하버드 대학교를 졸업하고 수개국 언어를 구사하는 유학파이며 외교관 출신이라, 외국인 친구들이 어느정도 많다고 한다.)

상기한 사례를 보면 알겠지만, 다른 국가에서는 같은 “입헌군주제”라 해도 상상하기 힘든 조치이기는 하다. 재력의 경우, 일본은 중상류층 정도 생활(5명당 대략 6억원 정도, 적지는 않지만 자기가 마음대로 이 돈을 집행할 수 도 없다)을 할 정도의 돈은 정부에서 지원해 준다.

필요한 경비라도, 궁내청 허가없이, 천황은 자신의 마음대로는, 단 1엔도 쓸 수가 없다. 즉, 천황은 자기 재산이 없다보니, 명색이 천황이지만, 정부한테 월급을 받아 쓰고, 받은 돈도 허가를 받아 사용이 가능하다.

5. “천황가”에 시집오기를 거부하는 일본여성들

히사히토 친왕(현 나루히토 천황의 다음번 보위를 이을 것으로 생각이 든다0

천황가에 속하거나, 시집을 오면, 자신의 사생활은 거의 없다. 즉 그냥 호화로운 감옥생활이다. 그래서 황실의 신붓감이 될 가능성이 있는 여성들은, 서둘러 다른 남성과 결혼해 버리거나, 혼담이 있다는 핑계를 대며, 어떻게든 황실에 시집 오지 않으려 한다고. 한다. 반면 현 마사코 황후에게는 "외교관이었던 전직을 살려서 충분히 일을 하게 해주겠다"는 감언이설로 정략적으로 결혼시키긴 했는데, 물론 이 약속은 전혀 지켜지지 않았고 그로인해 그녀는 심각한 우울증을 앓게 되었다.

6. 천황가의 교육

가코공주의 모습

일본 황족들의 교육에도 조금은 특이한 면이 있다. 가쿠슈인(학습원)이라고 부르는 학교를 다닌다. 이 학교는 황족뿐만 아니라 패전 때 신적강하되었던 왕족의 방계나 재벌가의 자녀 등 유수 가문의 자녀들이 재학하여, 최고의 명문 사립학교다.

본래 황족과 화족을 위한 관립학교였으나, 패전 후 평민에게도 개방되었고 사립학교로 전환되었다. 하지만 말이 평민이지, 대부부 재력이 있는 자들의 자재들이 다닌다.

유치원부터 대학원까지 전 과정을 갖추고 있고, 중고등학교 과정은 남학교와 여학교로 나뉘어 있으며, 대학은 가쿠슈인 대학(남녀공학)과 가쿠슈인 여자대학이 있다.

그러나 이 학습원은 명성만 믿고, 자체적인 발전에 노력하지 않아서, 전 후 40년 동안, 가쿠슈인 대학에는 문학부, 이학부, 법학부, 경제학부의 4개 학부 외에 새로운 학부가 개설된 것이 없었다. 가쿠슈인 여자대학에는 학과가 더욱 적다(3개). 그래서 마코 공주(나루히토의 동생의 딸)는 가쿠슈인 대학이나 가쿠슈인 여대가 아닌 국제기독교대학 교양학부 예술과학과(art-science)에 진학했다.

아키히토 덴노의 5촌 조카딸들 중 다카마도노미야 쓰구코 공주는 와세다대학 국제교양학부, 모리야 아야코는 죠사이(城西) 국제대학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했다.

큰아버지 나루히토 황태자의 뒤를 이을 것으로 보이는, 히사히토 친왕도 오차노미즈여자대학 부속유치원을 거쳐 동(同) 대학 부속초등학교로 진학하는 등, 가쿠슈인에 입학 하지를 않았다.

결국, "가쿠슈인"도 위기 의식을 느껴서, 2013년 4월부터 "문학부"에 "교육학과"를 신설했다.

History2
History2 교육·학문

인생은 B(BIRTH) D(DEATH)사이의 C(CHOICE)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