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미국팬덤의 고충의 역사 .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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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12. 23.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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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들어 적지않은 기사에서 방탄 미국 성공은 기존 케이팝이 쌓아둔 팬덤의 수혜라는 뉘앙스의 논조가 많이 보여서...

모르고 싶지만 방탄으로 서치하면 많이 보이길래 내가 아는 이야기를 해보고 싶어서 쓰는 글임

방탄소년단은 2013년에 "힙합"을 전면으로 내세운 아이돌그룹으로 데뷔함

실제로 이미 데뷔전 힙합활동을 하던 멤버들도 있었고 그들을 주축으로 그룹이 결성되었으며, 앨범 구성도 힙합을 철저히 따랐으며 (인트로, 아웃트로, 스킷, 인털루드 등) 가사에도 본인들의 자전적인 이야기가 주로 실림

데뷔초 방탄은 평균연령 19살로 어린편이었기에 학교나 교육에 관련된 사회비판적인 가사들을 전면에 내세움

그덕에 데뷔초에 방탄이 따른다고 보이는 롤모델은 보통 서태지와 아이들이 거론되었으며, 이덕분에 식상한게 아니냐라는 비평을 듣기도 했었음

(그덕인지는 모르겠지만 5년 뒤 방탄은 2017년 서태지의 25주년 콘서트에 초청받아 함께 잠실주경기장에서 공연하기도 함)

각설하고, 2013~2014년의 방탄소년단은

흔히들 망했다고 알고 있는데 사실 그건 아니고

케이팝파이 내에서는 국내, 해외에서 나름 주목받는 신인 위치쯤이었다고 보면 됨

실제로 당시 주요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거의 다 가져갔고

해외에서도 기존 케이팝팬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2014케이콘 미국LA공연에서

방탄소년단이 굉장히 반응이 좋고 인기가 많아 놀랐다는 현지 스탭들의 인터뷰도 있으며

양덕들의 덕질플랫폼이라는 텀블러에서도 방탄이 케이팝 가수중 2014년 연간 언급량 2위에 자리잡기도 했음

하지만 당시 케이팝파이는 흔히 말하는 "외퀴"들이 창궐하던 시기인데

현지화 활동이 이루어진 일본이나 중국을 제외한 해외 케이팝팬덤은 대부분이 일본애니나 제이팝 등을 비롯해 아시아문화를 전반적으로 향유하던 사람들이 많았고

공짜로 만화, 동인지, dvd 등을 즐기고 당당하게 eng plz 영어자막 요구하는 식에 이 가수도 좋고 저 가수도 좋고 그냥 케이팝 자체를 즐기는 잡덕부류가 많았음

그마저도 아시아권내에서야 저런 애들이 머릿수라도 많았지 미국쪽은 그것도 아니었음

그러다 방탄 미국인기의 터닝포인트가 된 게 2015년 발매한 앨범의 후속곡 "쩔어" 뮤비

당시 미국에서는 유튜브와 유튜버의 부상으로 유튜버들의 리액션을 보여주는 채널이 유행중이었는데

거기서 저 쩔어 뮤비가 리액션의 대상으로 선정되었고, 저 영상을 시발점으로 리액셔너들 사이에서 방탄 쩔어 영상이 유행함

기존에도 케이팝 가수들을 리액션하는 영상들은 많았지만 쩔어 뮤비는 기존에 케이팝을 다루지 않던 파이에서 흥했다는 데서 차이점이 있었고

저 해당 쩔어 뮤비로 미국에서 고인물이 아닌 머글판 신규팬 유입이 물밀듯이 들어오게 됨

어느 정도냐면 바로 다음 앨범이 빌보드 메인차트에 입성함

문제는 저렇게 미국에서 방탄 성적을 내주는 팬들의 대다수가 보통 미국보이밴드 덕질을 했던 부류거나, 아니면 방탄을 계기로 아시아권문화 or 케이팝을 처음 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단건데

이 부분에서 기존 케이팝 팬덤들과 점차 마찰을 빚게 됨

당시 국내에서도 라이징이었던 방탄은 한참 견제로 인한 모함을 겪고 있었는데 (보통 방탄의 실적과 인기는 다 부정행위라는 식)

해외에서조차 그런식으로 기존 케이팝파이 내에서 견제와 모함을 똑같이 겪었음

오죽하면 사재기란 단어가 언니 오빠 막내같은 단어처럼 sajaegi로 해외에 퍼짐;

거기다 추가로 해외에서는 "왜 방탄소년단만 좋아하고, 서포트하냐?"를 내세워서 방탄팬덤을 팼음

미국 방탄팬덤은 방탄을 소비하는데 그치지 않고 미국 메인스트림으로 불러들이길 원했기 때문에

기존 미국 케이팝팬덤에선 찾아보기 힘든 열성적인 서포트를 했는데

그 중 하나가 미국 라디오 뚫기였음

왜냐면 미국차트에 라디오가 막강한 힘을 자랑하기 때문에 성적을 내기 위해선 라디오를 뚫는게 당연한 수순이었기 때문

팬들은 미국 50여개주에 맞춰 50여개의 연합팀을 꾸리고 각자 열심히 라디오에 사연을 넣고 방탄 노래를 신청함..

물론 당연히 한국어 노래를 틀어주는 dj들은 많지 않았고, 50여개 주에서 방탄 노래를 틀어주는 곳은 고작 8개주라던가, 마이너한 라디오가 대부분이었음

그럼에도 팬들은 지치지 않았고 오히려 곡을 틀어주는 dj들에게 감사인사를 표현함

그리고 전단지를 만들어 배포하기도 함 정말 미국팬들은 간절했다..

그리고 미국내 케이팝팬덤에선 이런 방탄팬들은 이단아 취급하면서 팼고 여기서 구걸하는 모습이 거지같다며 "거지아미" 라는 단어를 만들기도 함

원래부터 성향이 달라서 사이가 안좋았는데 2016년 불타오르네-피땀눈물의 연타로 방탄팬들의 입지도 커지고 행동력도 커지자 그 반대파들도 점점 과격해진거

여기서 피땀눈물의 앨범명인 WINGS를 따와서 Break WINGS project(날개꺾기 프로젝트)라는 안티운동을 펼치기도 했음..;

이건 그 윙즈프로젝트는 뻔하니까

더 치밀하게 안티프로젝트 진행해보자는 글;;

실제로 빌보드 소셜투표때 방탄의 라이벌격인 팝가수를 투표하자고

연합을 했고 그 팝가수 해시태그를 누르면

케이팝팬들만 우르르 뜨기도 했음..

하지만 알다시피 방탄은 해당 앨범으로

아예 미국내 케이팝 성적 신기록을 냈고

(아직 정식 유통망도 뚫리기 전이며,

빌보드기준 일주일 풀집계도 아닌 성적으로 낸 순위임)

미국내 방탄팬덤 규모가 생각보다 크고 심상치 않다는 것을 이때부터 미국 엔터계에서도 인지하기 시작했음

그리고 미국내 언급량과 각종 지표를 도합해서 내는 빌보드 소셜차트에서 방탄이 1위를 거머쥐고, 미국에서 아레나투어를 성공시키기까지 하자

2017년 5월 빌보드 시상식에 방탄이 초대받아 소셜상을 수상하게 됨

아직 미국 정식 데뷔도 하지 않았고 한국에서 한국앨범내면서 한국활동 잘하고 있던때에 진짜 오롯이 미국팬덤의 힘으로 불려간거라는점

2016년의 방탄 실적으로 불려간것이기 때문에 방탄 수상때에도 배경음으로 흘러나오는게 16년도곡인 피땀눈물임ㅇㅇ

여담.. 그 16년도 윙즈앨범의 빌보드 케이팝 신기록도

안티들이 빌보드에 메일넣고 지랄을 떨어서 "sajaegi" 같은건 일어나지 않아요 라고

빌보드 기자가 직접해명하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그리고 걍 헛짓거리한다고 실컷 무시하던 케이팝팬덤에서는

방탄이 찐으로 미국 메인스트림에 입성할 기미가 보이자

더욱 난리치는데

그게 그전까지 그렇게 조롱하던 라디오 청원 부분이었음.

이제 팬들이 아닌 디제이를 공격하기 시작함

방탄 노래 틀어주는 라디오에 찾아가

다짜고짜 내 가수 노래도 틀어주라던가

혹은 우리도 방탄팬처럼 먹을거 조공하면

틀어주냐던가 (순서가 반대인데;;)

얼마나 심했으면 당시 갑자기 조롱받고 난데없는 시비를 겪게되자

디제이들이 직접 글까지 씀

그 당시 조롱받은 디제이들이 실제로 쓴 글 일부

"방탄팬들은 내가 지금까지 봤던 팬들 중에서 가장 열성적이고 대단하다. 나는 이 팬들의 활약을 초창기때부터 다 지켜봐왔고 얼마나 어렵게 방탄을 미국 내에서 입지를 다지게 했는지 매우 잘 알고 있다. 또한 얼마나 많은 시기와 질투들을 받아왔는지도 안다. 그런데 너희들이 그들이 이룬 일을 그냥 얻으려고 하는 것에 놀랐다."

방탄은 빌보드 시상식에 불려간 이후에 발매한 앨범도 (타이틀곡 DNA)

여전히 하던대로 한국식에 맞춰 컴백을 했는데 (월요일 저녁 6시 발매, 참고로 빌보드는 미국시간 금요일 자정에 발매해야 성적이 풀집계됨)

이번에는 해당 앨범으로 핫백차트에까지 진입하는데 성공해버림

그리고 드디어 미국팬들의 약 2년여간의 서포트가 빛을 발휘해 미국레이블과 계약해서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 퍼포머로 화려한 데뷔를 하게 됨

당연히 이미 팬덤이 자리잡고 그 열성적인 팬덤의 서포트덕에 불려간 것이기 때문에 시작부터 슈스취급 받으며 데뷔할 수 있었고

방탄도 놀랄 정도로 미국 스케쥴 가는곳마다 팬들이 엄청난 환호성을 질러댔음

당시 방탄한테 가는 가장 많은 질문이 팬덤에 관한 질문일 정도였음

토크쇼를 나가도, 시상식에서 인터뷰를 해도 "당신들 팬덤은 정말 굉장해요" 가 필수로 따라나옴

그리고 이때 미국 데뷔하면서 방탄이 계약한 레이블은 red라는 주로 인디가수를 다루는 소형레이블이었는데, 데뷔하고 반응이 폭발적이자 같은 산하의 콜럼비아레코드라는 초대형 레이블로 바로 격상되기도 했음

이 레이블의 변화가 방탄 미국입지를 단번에 설명한다고 할 정도였음

그리고 2018년 5월, 팬들이 구매하기 편리하게 미국유통망도 자리잡히고 처음으로 금요일에 발매한 다음 앨범은 보란듯 1위를 기록했음

하지만 이렇게 성공하고도 케이팝팬덤과의 마찰은 끝나지 않았음

여전히 방탄팬들과 방탄을 조롱하기 바쁘고 방탄은 어디가서 케이팝이라고 하지 말고 BTS팝이라고 하라느니 방탄팬들이 케이팝을 망친다느니

케이팝커뮤에서 #BTSpop #ArmyRuinenKpopParty 등의 해시태그를 총공하기에 이름

케이팝연합이 방탄팬덤의 추방을 발표

그리고 안그래도 쌓인게 많던 방탄팬들이 저때 크게 터져서 그래 니들뜻대로 탈케이팝하련다 우리 빼줘서 고맙다하고

역으로 #아미독립기념일이란 해시태그를 만들며 해외 케이팝 커뮤니티에서 대부분 빠져나옴

당시 추방선언을 밈으로 활용한 방탄팬덤. 코리아 헤럴드에 기사도 뜸

저게 2018년 일이고...지금이라고 딱히 분위기가 다른것도 아님

방탄팬덤이 대체적으로 저연령층이나 머글판에서 유입이 많은데, 난 그게 저런식으로 기존 케이팝팬덤 내에서의 배척도 한 원인으로 작용하지 않았을까라고 생각함

아무튼 다른건 몰라도 적어도 미국은 팬덤이 진짜 개고생해서 방탄 불러들인거고

그렇게 불려간 방탄도 선례가 전혀 없어서 조언얻을 선배들도 없고 오죽 부담감이 심했으면 미국 데뷔이후 단체로 슬럼프를 겪을 수준이었음..

심지어 그 과정에서 팬덤은 기존 케이팝의 산유물들과 마찰이 심했던걸 너무 잘 알고 있어서 몇몇 기사들에 반박하고자 글을 써봄 그냥 싫다 수준이 아니고 역투표하자고 안티운동을 펼칠 정도였으니

보통 외퀴로 비하되기 일쑤던 해외팬들이 방탄판에서는 외랑둥이라고 불려왔던 것도 저당시 각각 의지할곳이 없어서 한국팬 미국팬이 드물게 으쌰으쌰 합심해서 뭉친것도 있고그러면서 서로 기조도 비슷해지고 각자 팬으로서 방탄서포트도 열심히 하는걸 아니까 리스펙하면서 그랬던거였음..

이런거 사실나열만 해도 버튼눌렸냐 혹은 한처먹네 식으로 비아냥당하기도 하고 이미 17,18년쯤에 커뮤에 많이 돌았던 자료라 굳이 꽁기한 기사들 떠도 글로 쓸 생각은 없었는데

요즘 핫게에서 워낙 난리고 많은 사람들 입에서 오르내리는거 보다보니 결국 쓰게됨

요약하자면 방탄 미국팬덤은 기존 한국가수들의 미국진출이나 기존 케이팝팬덤과 관계없이 방탄이 첫 케이팝 아이돌인 사람들로 형성된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으며 그 증거로 기존 케이팝팬덤과 성향부터 달라 매번 대립했으며 그에 대한 증거는 이 글에 많이 거론되어 있음

거기다 기존 가수들의 잇다른 실패로 미국진출은 당시 케이팝에서 주류도 아니었고 그건 방탄역시 마찬가지였음 방탄 미국팬덤이 미국성적 내주겠다고 2년가까이 고생하면서 실제로 200차트, 핫백차트, 라디오, 소셜지수등 영향력 과시하면서 미국이 방탄을 부른게 진출의 시초고 그 성적들도 방탄 한국앨범들로 내준거라 따로 유통망 구축까지 하게된거임

기존 가수들은 보통 미국진출하면서 미국앨범이나 싱글을 따로내기때문에 저 과정이 필요 없었는데 방탄은 한국앨범을 미국에서 유통되게 만들어야했기 때문에 따로 유통망 뚫는 과정이 생긴거

그렇게 한국가수가 한국앨범으로 미국에서 프로모션하고 활동하는 방식을 방탄이 처음 선보였고 이 모든 과정엔 미국팬덤의 서포트가 거의 100퍼센트에 가깝게 작용되었다고 봐도 무리가 없음 당시 그걸 누구보다 잘 느꼈을 당사자인 방탄이 직접 언급한 부분

"저희가 올해 세계 곳곳을 다니면서 정말 많은 환대를 받았는데 가는 곳마다 저희보다 여러분들을 더 궁금해하세요. '도대체 어떤 팬덤이길래 이렇게 열성적이냐' '이렇게 좋아해 주냐, 정말 대단하다' 저희가 여러분이 아니었다면 그 따뜻한 환대, 많은 영광 절대 얻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팬들이 너무나도 잘 알기 때문에 방탄 미국진출에 미국팬덤 외의 다른 무언가가 공을 줬다는 부분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음

찌해
찌해 패션·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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