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의 원한은 인간 못지 않다, '경주 고양이 괴담' /오브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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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8. 17.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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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브라제 입니다.

쉰한번째 무서운 이야기 들려드립니다.

이번 이야기는 감동공포 이야기를 준비해 보았습니다. 지금 들려드릴 괴담은 전설의 고향에도 나왔지만 의외로 아시는 분이 많이 없는 이야기 인데요, 바로 “경주 고양이 괴담” 입니다.

감동공포라서 무서움이 크지는 않겠지만 어딘가 오싹한 부분과 교훈이 있는 이야기니, 즐겁게 들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재미를위해 일부 각색을 하였습니다.)

어느 한 시골 마을에 아들하나를 둔 부부가 개와 고양이를 함께 키우며 살고 있었습니다.

개와 고양이는 부인이 결혼 전부터 키웠던 가족같은 사이였기 때문에 예뻐하고 아꼈지만 남편에게는 그저 부인이 데려온 동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어요.

그런데 어느날, 개와 고양이는 평소와 다른 행동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고양이는 갑자기 밥솥 위로 뛰어다녔고, 개는 밥상을 들고가는 부인을 밀쳐서 상을 엎게 한 것이었죠,

남편은 고양이와 개가 한 행동들을 보며 “재수가 없으려니!” 라며 크게 화를 내었고, 고양이는 자신의 형에게 삶아먹으라며 줘버리고, 밥상을 엎게 만든 개는 심하게 구타를 해서 절름발이로 만든 후, 집에서 내쫓아 버렸습니다.

하지만 조선시대의 가부장적인 사회로 인해 부인은 재대로 말리지도 못하고 그저 눈물만 뚝뚝 흘리고 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고양이를 받은 형은, 동생 말대로 삶아먹기위해 뜨거운 물이 팔팔 끓고 있는 솥에 넣으려고 하였지만 크게 발버둥을 쳤어요.

형은 “이게 진짜...!” 라며 다시 억지로 넣으려고 하자, 고양이는 그의 손을 깨물었고, 형은 비명을지르며 물린손을 빼내려고 이리저리 휘둘러 겨우 고양이를 떼내었다 생각한 순간...! 돌에걸려 기울어지는 몸을 가누지 못하고 결국 뜨거운 솥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남편은 고양이가 자신의 형을 죽였다며 분노를 했고, 도망간 고양이를 며칠밤을 새워서 찾아다닌 끝에, 겨우 붙잡아 낫으로 끔찍하게 죽였습니다.

하지만... 그 후 부부의 어린 아들에게 해괴한 일이 일어나게 됩니다.

아들은 고양이처럼 울거나 행동하는 것은 물론, 얼굴이 고양이로 변하거나 벽에 매달려 남편을 노려보는 것이었죠,

부부는 유명한 무당을 불러 굿을하기도 하고, 좋은 약이란 약은 모두 써서 먹여보았지만 아무런 효과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때 갑자기 노승이 찾아오게 됩니다.

“이런 누추한 곳에 무슨일로 오셨습니까,?”

라고 물은 남편은, 곧 노승 뒤에 있는 한 동물을 보고 크게 놀라고 맙니다.

노승 뒤에서 슬며시 나온 동물은 바로 자신이 절름발이로 만들어 내쫓아 버린 개였기 때문이었죠,

노승은 개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을 했습니다.

“이 개가 이곳까지 안내를 해주었습니다. 아무래도 주인에게 무슨일이생겨 저에게 도움을 청한 것이 아닌가 싶더군요,”

그 말을 들은 남편은 눈물을 흘리며 그간 있었던 일을 이야기 했습니다.

이야기를 들은 노승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군요, 그런 일이 있었군요, 사실 이 개를 처음 만났을 때에는 온몸에 독이 퍼져 있었습니다. 치료를 해보니, 입안에서 독이 묻은 지네가 나왔었습니다. 어떻게 지금까지 살아있는지 신기할 정도였죠,”

“예?”

“의심가는 부분이 있어서 그런데,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부엌을 한번 살펴 보아도 되겠습니까?”

노승은 부부의 허락을 받고 부엌을 살펴보았고, 부부는 의아해 하였지만 노승의 옆에서 잠자코 있었습니다.

그때 부엌 모퉁이에서 커다란 어미 지네와 새끼들의 시체가 보였고, 부부는 끔찍한 모습에 비명을 지르며 뒤로 자빠졌습니다.

“개와 고양이가 그날 이상한 행동을 한 것은 밥에 지네의 독이 묻어있는것을 눈치채고 주인을 구하기 위해 한 행동인 것 같습니다.”

부부는 노승의 말을 듣고 죄책감에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습니다.

“하지만 안심하기는 이릅니다. 개는 당신의 죄를 용서하였지만 고양이는 원한이 너무나 커서 그 원혼이 아들에게 붙어버린 것 입니다.”

“어찌하면 좋을까요..?”

“이미 인간이 손쓸 방법은 없습니다. 미안하지만 개에게 도움을 청할 수 밖에요. 개에게 좋은 음식을 먹여 원귀를 내쫓아 버리는 것입니다.”

부부는 노승이 떠나자마자, 집에서 가장 크고 튼튼한 닭을 푹 고아서 개에게 먹였습니다.

그리고 노승이 마지막으로 했던 말을 떠올렸죠,

‘개를 아들의 방에 들여보낸 후 모두 집 밖으로 나가계세요. 그누구도 집에들어가면 안됩니다.’

아들이 혼자 있을 생각에 부부는 걱정스러웠지만, 노승의 말을 믿고 밖에 나가있었습니다.

그렇게 얼마동안 숨막히는 정적이 흘렀고... 갑자기 찢어질듯한 고양이의 비명소리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남편은 아들이 걱정이되어 집안으로 뛰어들어가려고 했지만 부인이 막았습니다.

“믿어봐요. 지금은 그것밖에 없어요.”

집안에서는 무언가를 향해 크게 짖는 개의 소리와 그에 대응하려는 듯 날이 선 고양이의 비명소리가 맞부딪치고 있었습니다.

펑!

그때 갑자기 폭파하는 소리와 함께 불길이 솟아올랐고 부부는 집안에 있는 아들을 구하려 하였지만 이미 크게 번진 불길 속으로 들어가기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때 멀리서 낮은 그림자가 보였습니다.

개가 쓰러진 아들의 옷자락을 물고는 힘들게 끌고 나오고 있었죠,

부부는 얼른 달려가 개와 아들을 안고 집밖으로 나왔습니다. 그리고 개를 꽉 안고는 “미안해... 너무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라며 울었습니다.

개는 안심시키려는듯 주인의 얼굴을 핥았고, 곧 힘을 다했는지 주인의 품에서 편히 눈을 감았습니다.

그 후 아들에게 더이상 이상한 행동이나 모습들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좋은 곳에 개와 고양이를 묻어주고는 매일같이 아들과 함께 찾아가 그들을 위해 기도했습니다.

오브라제
오브라제 미술·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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