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마트24 유통 기한 수년 지난 맥주 팔고, 사과·환불 없어

유통·MICE / 김형규 기자 / 2024-02-29 10:58:42
맥주 맛 이상해 제조일자 확인하니 '2021년 10월'
점주 "보존 기간 문제없다"...본사 "관리 미흡 인정"

[메가경제=김형규 기자] 이마트24의 한 점포가 제조된 지 수년 이상 지나 변질된 맥주를 판매하고도 고객에게 환불조치나 사과조차 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메가경제 취재 결과에 따르면 제보자 A씨는 지난달 21일 경기도 하남의 한 이마트24 점포에서 'SSG랜더스 라거' 맥주를 1만원어치 구매했다. 하지만 이 맥주를 마시던 중 맛이 이상하다고 느껴 하단의 제조일자를 확인해보니 약 3년 전인 '2021.10.06.'으로 표기돼 있었다.
 

▲ 제보자 A씨가 지난달 21일 구매해 아직도 보관 중인 SSG랜더스 라거 맥주 [사진=제보자]

 

A씨는 이와 관련해 당일 해당 점주에게 통화로 문의했으나, 점주는 본사의 교육상 이는 보존 기간에 포함돼 판매‧섭취가 가능하다고만 답할 뿐이었다. A씨가 확인한 날짜가 유통기한이 아닌 제조일자이기 때문에 원칙상 문제는 없다는 논리였다.

문제가 된 맥주는 이마트24 자체 브랜드(PB)인 'SSG랜더스 라거'다. 모기업 신세계그룹의 정용진 부회장이 애정을 쏟는 것으로 알려진 자사 프로야구팀 'SSG랜더스' 상표를 활용한 제품이다.

A씨는 "다음 날인 지난달 22일 이마트24 본사에 이를 문의했으나 이달 2일까지 열흘 가까이 지나도록 답을 받지 못했다"며 "이에 직접 다시 전화한 후에야 본사로부터 문제의 상품을 회수조치하고 해당 점포 재계약 시 페널티를 주겠다는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작 A씨가 원했던 점주의 사과와 환불조치는 받을 수 없었다.

그는 "점주의 사과를 원한다고 요구했으나 본사로부터 '설득이 되지 않았다'는 내용의 메시지만 받은 채 상황이 종료됐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A씨는 "사과 한마디 설득하는 게 그렇게 오래 걸려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환불‧교환조차 받지 못해 아직도 문제의 상품들을 모두 갖고 있다. 소비자원에 신고하기 위해 알아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마트24 측은 유통기한 관리 과정에 문제가 있었음을 인정했다. 또한 본사가 해당 점포 점주에 대한 설득도 계속 이어가고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마트24 관계자는 이에 대해 "해당 점포의 유통기한 관리가 미흡했다. 이후 관련한 전수조사를 진행했다"며 "이 점포에 대해서는 시정조치를 하고 유사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지속해서 가맹점 교육과 관리를 해나갈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 제보자 A씨가 구매한 SSG랜더스 라거 상품 하단의 제조일자(왼쪽)와 당시 구매내역 [사진=제보자]

 

유통업계에 따르면 맥주의 경우 '품질유지기한'이 1년으로 유통기한과는 별개로 분류된다. 즉 맥주의 경우 제조일자로부터 1년 이내로 섭취할 때 최상의 상태에서 마실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품질유지기한으로 표기된 맥주는 제조일자만 적혀 있을 뿐 유통기한이 따로 적혀 있지 않아 점주와 소비자 양측 모두 판매 기한을 파악하기 모호하다는 일각의 지적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유통기한과 달리 품질유지기한이 지난 상품을 판매하는 것은 법적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면서도 "하지만 상품 품질 차이가 날 수 있기에 통상 편의점 본사는 가맹점 교육 시 품질유지기한이 많이 지난 상품은 판매하지 말아 달라고 권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오늘의 이슈

포토뉴스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