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김포 파티룸… ‘대마 소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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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만명 투약 가능한 분량 적발
재배·판매·흡연까지 ‘원스톱’

파티룸 옆 ‘대마 온실’ - 지난해 10월 경찰이 급습한 경기도 김포시 한 창고 내부에서 발견된 대마 재배용 온실의 모습. 적발된 마약 사범 일당은 해가 안 드는 실내에서도 대마가 24시간 잘 자랄 수 있도록 태양과 비슷한 빛과 열을 내는 별도 조명까지 설치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이 창고에 대마 온실뿐 아니라 각종 악기와 음향 시설, 바(bar) 등을 갖춰 놓고 대마를 사서 피우며 놀 수 있는 ‘대마 파티룸’(작은 사진)까지 만들어 운영했다. /경찰청

지난 10월 경기북부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실내에서 대마를 키우는 사람이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경기 김포시의 한 창고를 급습했다. 현장에 들이닥친 경찰들은 깜짝 놀랐다. 이 창고가 드럼과 피아노 같은 악기들과 음향기기, 자동차 게임기, 음료 냉장고 등이 갖춰진 ‘파티룸’이었기 때문이다. 구석에 있는 방문 손잡이를 열었더니 LED램프, 환풍 시설, 온도계 등이 갖춰진 온실에서 대마 117주(株)가 자라고 있었다. 이 장소에서는 한 번에 18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의 생대마 13㎏과 대마 건초 5.3㎏이 발견됐다. 이 파티룸 운영자 김모(42)씨 일당은 이곳에서 대마 재배부터 판매와 흡연까지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작년 한 해 동안 이들을 비롯한 마약 사범 1만2387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2020년의 1만2209명 검거 기록을 웃돈 역대 최다(最多)다. 김씨 일당처럼 대마 등을 직접 재배하는 사례가 늘어났을 뿐만 아니라 클럽과 유흥업소를 중심으로 마약 사용이 확산하는 추세도 나타났다. 작년 클럽·유흥업소 일대에서 검거된 마약 사범은 454명으로 전년 동기(161명) 대비 약 3배였다. 지난해 7월 강남구 역삼동 한 유흥업소에서 손님 등 5명과 함께 술을 마시던 30대 여성 종업원과 20대 남성 손님이 필로폰을 과다 복용해 숨지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소셜미디어나 인터넷을 통해서 갈수록 마약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탓에 미성년자들이 마약 사범으로 검거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작년 경찰에 붙잡힌 10대 마약 사범은 294명으로 5년 전인 2018년 104명에 비해 약 3배에 달했다.

실제 보안 메신저인 텔레그램을 이용해 필로폰 등을 팔며 마약상 역할을 한 당시 고3이었던 17세 청소년 3명이 지난해 인천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에 적발된 사례도 있었다. 경찰에 따르면 학원을 다니다 알게 된 세 사람은 2021년 10월부터 약 7개월간 다른 텔레그램 마약 채널에서 도매가로 구입한 마약류를 중간 판매책들에게 10배 가격에 부풀려 되판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 사건과 관련해 10대 3명을 포함해 총 23명을 검거했고, 이들로부터 필로폰 49g, 케타민 227g, 엑스터시 140정 등 약 4억원 상당의 마약류와 현금 등 4800만원 상당의 범죄수익금을 압수했다.

법무부는 특히 청소년 마약 사범이 늘어나는 것과 관련해 예방 교육도 강화하기로 했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찾아가는 법교육 출장 강연’에 마약 예방 교육을 추가하고, 교육부·여성가족부 등 부처 간 협업도 확대할 방침이다.

기자 프로필

2009년 조선일보에 입사해 사회부, 디지털뉴스부, 산업1부, 스포츠부를 거쳐 다시 사회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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