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병력 감소 국가 위기, 병력 확충 방안 논의 절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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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4.23. 오전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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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랑스런 대한민국 여군/뉴시스

개혁신당이 이르면 2030년부터 경찰과 소방, 교정 공무원이 되려는 사람은 남녀 성별에 관계없이 병역을 치러야만 지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공약했다. 이준석 대표는 “시험에서 한두 문제 더 맞는 것이 아닌 국가를 위해 1∼2년 군 복무 할 수 있는 진정성과 성실성을 지원 자격으로 두는 것”이라며 “병역 수행이 어려운 일부는 예외를 두겠다”고 했다. 앞서 금태섭·류호정 전 의원이 만든 신당 ‘새로운선택’도 남녀 병역 평등을 제안했다. 이들은 우리 사회 성별 갈등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며 여성 징병제까지 논의해 보자고 했다. 국민의힘, 민주당이 침묵해 온 병력 자원 감소 대책을 신당이 먼저 들고나왔다. 찬반이 첨예하겠지만 국가적으로 시급한 문제를 공론화한 것만으로 의미가 있다.

우리나라 출산율을 보면 병력 자원 감소는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는 일이 아니라 일어날 수밖에 없는 일이다. 2023년 현재 우리 지상군이 36만여 명이고 북한이 110만여 명이다. 10년 뒤 우리 육군은 29만명, 20년 뒤엔 19만여 명에 불과할 것이라고 한다. 반면 북한은 그때도 육군 100만명 이상을 유지할 것이다. 10년 뒤엔 3배, 20년 뒤엔 5배 많은 적을 맞아 어떻게 전선을 지킬 수 있겠나. 드론과 AI 등을 활용해 병력 부족을 메운다고 하지만 인간 병력은 전쟁에서 영원히 바뀔 수 없는 승패의 기본 요소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고전하는 것도, 처음에 기습당한 이스라엘이 결국 하마스를 제압할 수 있는 것도 압도적 병력 차 때문이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첨단 군사력을 가진 미군이 130만명 넘는 병력을 유지하는 이유가 뭐겠나.

핵무기를 수십 기 가진 김정은은 “대한민국 전 영토를 평정하겠다”고 한다. 이런 위협에 맞서 나라의 미래를 생각하는 책임 있는 정당, 정치인이라면 병력 자원 급감 사태를 걱정하고 대책을 내놔야 한다. 병력을 늘리려면 새로운 자원을 발굴하거나 복무 기간을 늘려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거꾸로 해왔다. 정치권은 선거 때마다 군 복무 기간을 줄이는 포퓰리즘 장난을 쳐왔다. 현 18개월 복무 기간으로는 기본적 군 지식과 기량을 숙달하기도 어렵다. 조금 익숙할 만하면 전역이다.

이제 여성 군 복무도 논의해 볼 때가 됐다. 문제도 적지 않을 것이다. 병역은 남성의 책임이었고 그런 이유가 있다. 그러나 우리 상황이 너무 절박하다. 이미 우리 군에는 여군이 1만5000여 명 근무 중이다. 전차 조종, 특전사는 물론 금녀의 벽이라던 잠수함 근무까지 한다. 여성도 행정 지원이나 드론 조종 같은 일은 누구나 할 수 있다. 여성 징병제가 어렵다면 여성 병사 모병제부터 실시할 수 있다. 지금 여군은 장교나 부사관만 뽑는다. 사회적 논의와 합의가 필수적이다. 국민의힘과 민주당도 국정 책임을 느낀다면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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