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경쟁자 르세라핌 고의 비방? 카카오엔터에 칼뺀 공정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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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2.11.17. 오전 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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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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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가 또다시 카카오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이번엔 카카오엔터테인먼트다. 이른바 ‘카카오톡 먹통’ 사태 이후 플랫폼 독과점에 대해 경고하고 나섰던 공정위가 본격적으로 칼을 빼 들었다는 풀이가 나온다.

외부에 안 알리고 ‘아이돌연구소’ 운영
카카오 판교 사옥. 사진 카카오
16일 업계 등에 따르면 공정위는 이날 판교 카카오엔터 본사 등에 조사관을 보내 현장조사를 벌였다. 앞서 K팝 아이돌이나 배우를 주제로 게시물을 올리는 페이스북 페이지 ‘아이돌연구소’의 실제 소유주가 카카오엔터로 밝혀졌는데 이와 관련해 공정거래법 위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아이돌연구소는 최근 폐쇄하기 전까지 팔로우 132만명에 달하는 등 연예 관련 최대 규모 페이지로 운영돼왔다.

공정위는 카카오엔터가 해당 페이지를 운영하면서 다른 기획사의 연예인을 의도적으로 비방하거나 자사 아이돌을 띄웠는지 확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엔터는 스타쉽엔터테인먼트, IST엔터테인먼트 등 여러 기획사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가수 아이유와 아이돌 그룹 아이브 등이 소속 연예인이다.

자사 연예인 우대했나
아이돌 팬들 사이에서 아이돌연구소에 여러 차례 ‘역바이럴’ 성격의 게시물을 올려왔다는 주장이 이어지고 있다. 바이럴 마케팅은 SNS를 통해 광고가 아닌 것처럼 정보를 전달하는 홍보 방식인데, 역바이럴은 반대로 경쟁사에 대해 부정적 소문을 내는 것을 뜻한다. ‘호불호 갈리는 르세라핌 김채원 바뀐 스타일링’ 등 경쟁 소속사 아이돌과 관련해 의도적으로 논란을 만든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페이스북 페이지 ‘아이돌연구소’에 올라온 르세라핌 관련 게시글. 르세라핌은 하이브 최초 걸그룹이다. 현재는 페이지가 폐쇄돼 내용을 확인할 수 없다. [구글 검색화면 캡처]
게시물 숫자부터 차이가 크다는 지적도 있다. 소속 아이돌의 소식이 유독 많이 올라왔다는 것이다. 공정위는 아이돌연구소 페이지가 현재 폐쇄된 만큼 과거 올린 게시물 내용 등 내부 자료를 현장조사를 통해 수집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해당 페이스북 페이지를 인수한 시점이나 카카오엔터 소유 사실을 밝히지 않고 운영한 이유 등에 관해서도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애초 소속 연예인의 홍보와 바이럴이 인수 목적이었는지 파악하기 위해서다.

이에 대해 카카오엔터 측은 역바이럴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카카오엔터 관계자는 “대행사에 페이지 운영을 맡겼는데 저작권 침해 등 면밀하게 관리하지 못한 책임을 통감하며, 사안을 인지한 즉시 해당 계정을 폐쇄했다”며 “다만 역바이럴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이어 “공정위 조사가 진행 중인 건 맞지만, 내용은 언급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한기정호 제1과제, 플랫폼 공정 경쟁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공정위는 카카오엔터가 거래상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웹소설 공모전 참가자로부터 저작권을 일방적으로 가져오는 이른바 ‘저작권 갑질’ 혐의도 조사를 올해 안에 마친다는 계획이다. 카카오모빌리티의 가맹택시 콜 몰아주기 의혹은 제재 수위를 정하기 위한 전원회의를 앞두고 있고, 택시기사의 경쟁사 플랫폼 이용 방해 혐의에 대해서도 조사를 진행 중이다.

윤석열 정부 첫 공정위 수장인 한기정 공정위원장은 플랫폼 독과점 제재에 대한 의욕을 드러내고 있다. 한 위원장은 14일 취임 첫 기자간담회에서 플랫폼 공정 경쟁 기반 확립을 첫 번째 정책 과제로 제시했다. 그는 “엄정한 법 집행과 함께 관련 제도의 개선을 병행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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