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삶 외면, 공직사회 잔치"…광주 광산구청 생일 휴가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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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3.02.01. 오후 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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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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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광산구가 직원 복지를 위해 도입한 '생일휴가'가 서민의 삶을 외면하는 공직사회만의 잔치라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광주 지역시민단체인 광산시민연대는 오늘(1일) 보도자료를 내 "난방비와 물가는 천정부지로 오르고 서민의 삶이 어려운 상황에서 공직사회만 누리는 생일휴가를 폐지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광산구는 자체 복무조례를 고치고, 단체협약을 맺어 소속 공무원과 노동자 등 모든 직원에게 올해부터 생일 해당 달에 하루씩 특별휴가인 생일휴가를 지급합니다.

광산구는 공직사회에서 이른바 'MZ세대'로 불리는 청년층의 비중이 커짐에 따라 휴식권을 보장하고 근무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생일휴가 도입에 나섰습니다.

대상 인원은 일반직 공무원, 청원경찰, 공무직·기간제·임기제 등 총 2천327명입니다.

임한필 광산시민연대 수석대표는 "공무원이 휴가가 부족해서 못 쉬는 게 아니다. 주어진 휴가나 제대로 마음 편하게 누리는 근무환경부터 만들어야 할 것"이라며 "구청장의 선심 베풀기인 생일휴가를 폐지하도록 시민사회와 힘을 모으겠다"고 말했습니다.

광산구 일반직 공무원 1천630여 명의 경우 최근 5년간 매해 평균 9.6일씩 연차휴가를 사용하지 못해 수당으로 보상받았습니다.

상대적으로 인원이 적은 청원경찰(53명)은 연차휴가 보상금 지급 일수가 같은 기간 1인당 평균 10.6일에 이르렀습니다.

기존 휴가조차 소진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유급인 생일휴가의 신설은 결국 연차휴가 미사용 일수만 하루씩 늘릴 개연성이 큽니다.

광주에서 처음으로 생일휴가제를 도입한 광산구는 구청장협의회 등 자치구 공동 현안 논의기구에서 공론화를 제안하지는 않았습니다.

향후 다른 자치구, 상급 기관인 광주시에서도 생일휴가제 도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올 수 있습니다.

광산구는 구의회, 직속 기관과도 생일휴가제 도입을 공유하지 않았습니다.

형평성 문제를 해소하고자 광산구의회가 사무국 복무조례 개정안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광산구 관계자는 "언론 보도에 공무원 이직률이나 자살률이 나오기도 해서 공직자의 자긍심과 자존감을 고취하고자 생일휴가를 도입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생일휴가에 연차휴가를 붙여서 쓰면 연가보상금 지급 일수가 종전보다 늘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다른 구청이나 타 기관은 각각 상황에 맞게끔 시행하는 편이 좋으리라 생각해 공유하지 않았다"고 덧붙였습니다.

(사진=연합뉴스)

기자 프로필

차분한 취재와 유쾌한 유머가 돋보이는 김용태 기자는 2002년 SBS 보도국에 입사해 기자생활을 시작했습니다. 김 기자는 아침뉴스 앵커로 활약하기도 했습니다. 전달력있는 목소리로 시청자에게 친숙한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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