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돌머리다. 왜 안 쓰러져?”…‘신림동 살인범’ 소름 발언

입력
수정2023.09.25. 오후 2:26
기사원문
최재헌 기자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신림동 성폭행 살인 피의자 최윤종이 25일 오전 서울 관악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2023.8.25 뉴스1
지난달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둘레길에서 30대 여성을 성폭행하려다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최윤종(30)이 “(성폭행 목적으로) 기절만 시키려고 했다. 살해할 의도는 없었다”며 범죄의 고의성을 전면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부장 정진아)는 25일 성폭력 범죄 처벌 특례법 위반(강간 등 살인) 혐의로 구속기소 된 최윤종의 첫 공판을 열었다.

수의 차림으로 수갑을 차고 법정에 들어선 최윤종은 몸을 삐딱하게 기울이거나 좌우로 흔드는 등 재판 내내 산만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자신의 범죄사실이 적힌 검찰의 프레젠테이션(PPT)이 진행될 때는 신중히 지켜봤고, 중간중간 이어진 재판부의 질문에는 간결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재판부가 “수갑을 차고 재판을 진행해도 되겠냐”고 묻자 “이거요? 없으면 좋을 것 같네요”라고 말했고, “국민참여재판을 원하느냐”는 질문에는 “그냥 안 할게요”라고 답했다.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느냐는 재판부 질문에는 “전체적으로 혐의를 인정하나 세부적인 내용은 다르다”며 “살해할 의도는 없었으나 피해자의 저항이 심해 기절만 시키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가 다시 한번 “피해자의 저항이 심하니 (그냥) 기절시키려 했다는 것이냐”고 묻자 최윤종은 “그러려고 했는데 피해가 커졌다”며 범행의 고의성을 거듭 부정했다. 형사법상 고의성이 인정되지 않을 경우 형량에 유리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너클 가격 뒤 모욕적 언사…범행 과정 당시 발언 공개

최윤종이 범행 당시 피해자에게 했던 발언도 공개됐다.

특히 최윤종은 피해자를 둘레길에서 끌어낸 뒤 너클로 머리를 약 5차례 가격한 뒤에도 의식을 잃지 않고 저항하자 “너 돌머리다. 왜 안 쓰러져?”라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가 “없던 일로 할 테니 살려달라”고 애원하자 “그럼 신발 벗고 한 번 하자”고 말했고, 그러자 다시 피해자는 “살려달라”고 소리친 것으로 드러났다.

최윤종이 피해자의 강한 저항에 놀라 살해하기로 마음먹었다는 게 검찰의 주장이다.

검찰은 최씨가 타인과 친밀한 관계를 맺지 못하는 ‘은둔형 외톨이’로 성폭행 관련 기사를 보고 성적 욕구를 해소하려 범행에 나섰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스마트폰과 PC를 통해 비현실적·자극적인 판타지와 성인물을 보면서 왜곡된 성 인식을 갖게 됐다”며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여성을 성폭행할 마음을 먹었다”고 주장했다.

범행 4개월 전부터 범죄 준비…‘용기 있는 자가 미녀 차지’ 메모

최윤종은 인터넷 기사 중 ‘부산 돌려차기’ 사건 보도를 보고 난 뒤 폐쇄회로(CC)TV가 없는 곳에서 피해자를 기절시키고 성폭력 범행을 저지르기로 계획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외에도 최윤종은 범행 이틀 전부터 ‘용기 있는 자가 미녀를 차지한다’ ‘인간은 기회를 잡아야 해’ 같은 메모를 작성하거나 최근 발생한 살인 관련 다수의 기사도 인터넷으로 열람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윤종의 다음 공판기일은 오는 10월 13일 열린다.

기자 프로필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사회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