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대국민 사과문' 울먹이며 읽고 기자질문 안받고 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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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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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남편이 겪는 고통 다 내탓” 국민보다 윤석열에 미안해해?
기자 질문도 안받고 의혹에 구체 해명없이 5분간 낭독후 퇴장
의혹에 대해 자료 배포한 당 선대위 “구체적인 건 개별적으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인 김건희씨가 자신의 허위이력 논란 등에 대해 대국민 사과에 나섰지만, 질의응답 없이 준비한 입장문 낭독에 그쳤다.

김건희씨는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대국민 사과를 가졌다. 90도로 허리 숙여 인사를 한 뒤 마이크 앞에 선 김씨는 5분여간 준비해온 입장문을 읽었다.

김씨 입장문의 중반까지는 윤 후보와의 만남과 그에 대한 미안함 등에 치우쳤다. 그는 "제가 사랑하고 존경하는 남편 윤석열 앞에 저의 허물이 너무나도 부끄럽다. 결혼 이후 남편이 겪는 모든 고통이 다 저의 탓이라고만 생각된다"며 "결혼 후 어렵게 아이를 가졌지만 아이를 잃었다. 예쁜 아이 낳으면 업고 출근하겠다던 남편의 간절한 소원도 들어줄 수 없게 되었다"고 말했다.

자신에 대해 제기된 의혹에 대해선 "일과 학업을 함께 하는 과정에서 제 잘못이 있었다. 잘 보이려 경력을 부풀리고 잘못 적은 것도 있었다. 그러지 말았어야 했는데 돌이켜보니 너무나도 부끄러운 일이었다"며 "모든 것이 저의 잘못이고 불찰이다. 부디 용서해 달라"고 말했다.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한 뒤엔 눈물을 훔치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배우자인 김건희씨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대국민 사과문을 읽었다. 사진=유튜브 'KBS 뉴스' 생중계 갈무리
이어서 김씨는 "앞으로 남은 선거 기간 동안 조용히 반성하고 성찰하는 시간을 갖겠다. 남편이 대통령이 되는 경우라도 아내의 역할에만 충실하겠다. 부디 노여움을 거두어 달라"며 "잘못한 저 김건희를 욕하시더라도 그동안 너무나 어렵고 힘든 길을 걸어온 남편에 대한 마음 만큼은 거두지 말아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는 말로 입장문 낭독을 끝냈다.

끝내 김씨는 자신에 대해 제기된 의혹들에 대한 설명 없이 허리 숙여 인사를 하고 당사를 나섰다. 이어진 이양수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대변인과 취재진의 질의응답도 알맹이는 없었다. 국민의힘은 김씨가 퇴장한 뒤 14쪽 분량의 '김건희 대표 의혹에 대해 설명드린다'는 자료를 배포했다. 결국 대부분의 답변이 '자료를 보고 문의해 달라'는 입장으로 귀결된 이유다.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이 사실이냐'는 질문에 이 대변인은 "사실관계에 대한 것은 별도로 자료 배포를 통해 이해를 돕겠다. 전체적으로 많은 이들에 대해 송구하게, 죄송하게 생각한다는 취지"라고 답했다.

'일부 의혹을 인정한다면 형사적 책임을 지는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후보께선 항상 공정과 정의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고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고 이야기했다. 그 연장선상에서 이해해 달라"고 모호한 답이 돌아왔다.

향후 추가 의혹이 나올 경우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도 나왔다. 이 대변인은 이에 "추가적으로 그런 문제가 생기면 그 상황에 따라 별도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답했다.

김씨의 향후 행보에 대한 부분도 모호하기는 마찬가지다. 이 대변인은 "(김씨가) 의혹이 대상이 된 것에 대해 반성하고 낮은 자세를 취하겠다는 취지로 공개 행보를 자제하겠다고 한 것"이라면서도 "대통령 후보의 배우자로서 공개석상에 나타나야 될 일들은 나름대로 수행을 할 것"이라고 했다.

결국 '대국민 사과'라는 무게에 비해 무엇도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채 자리가 마무리됐다. 이 대변인은 "자료를 좀 보고 아주 구체적인 건 개별적으로 (답변)해드리는 게 효율적일 것 같다"면서 기자회견이 시작된 지 약 20분, 김씨가 퇴장한 지 10여분 만에 질의응답을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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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오늘 저널리즘팀 노지민 기자입니다. 대통령실과 언론의 접점, 공영방송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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