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히 “韓, 탈일본 성공”...아베의 경제제재 역효과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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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2.06.01. 오후 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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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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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로이터]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아베 신조 전 총리 당시 결정한 한국에 대한 일본의 수출 규제가 성공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현지 언론에서 이어지고 있다.

최근 일본 아사히신문은 일본 정부가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를 이어가는 가운데 “일시적인 적대감에 사로잡힌 제재는 역효과를 초래한다”고 지적하며 한국에 대한 규제를 사례로 제시했다.

신문은 한국 대법원이 강제 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 이후 2018~2019년 한일 관계가 악화됐으며, 당시 아베 정부가 한국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를 결정한 사실을 상기시켰다.

아베 정부는 자국 기업이 감광액(포토레지스트), 고순도 불화수소,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3개 품목을 한국에 수출할 때마다 정부 허가를 받도록 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한국을 수출심사우대국(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했고 이 조치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수출 규제의 결과는 일본 정부의 예상과 달랐다.

한국 산업통상자원부의 2월말 자료에 따르면 한국 제조업에 꼭 필요한 소재 등 100개 품목의 일본의존도는 2019년 30.9%에서 2021년 24.9%로 줄었다.

또 일본이 수출 규제를 가한 3개 품목 중 불화수소의 경우 수입액이 2019년 3630만달러에서 2021년 1250만달러로 66% 감소했다. 포토레지스트 대일 의존도는 절반으로 줄었고, 풀루오린 플리이미드는 제로(0)였다.

이에 대해 아사히신문은 한국이 정부 주도하에 아베의 공격을 막아냈으며 ‘탈(脫)일본’에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신문은 “(한국이) 제3국을 경유해서 일본 기업으로부터 많은 뒷문 수입(을 하고) 있다”며 “이는 고품질에 저렴한 일본 소재를 찾는 한국기업과 한국 시장을 잃으면 손해를 보는 일본 기업이 합의한 힘든 조치라고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도 “일본의 한국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는 실패했다는 점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의 칼럼을 게재했다.

닛케이는 아베 전 정부가 “500억엔(4800억원) 수준의 일본 반도체 소재 수출을 막아 15조엔(145조4500억원) 규모의 한국 반도체 산업 전체에 타격을 줄 수 있는 레버리지(지렛대 효과)가 높은 제재수단”이라며 의미를 부여했으나, 한국이 받은 타격은 실제로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한 “원래 일본에는 '경제적 수단으로 다른 나라에 압력을 가한다'는 개념이 없었다”고 설명하며 “무엇보다 한국에 도의적인 우위성을 준 것은 일본 통상정책의 흑역사인 만큼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앞서 문재인 전 대통령은 퇴임 기자회견에서 “일본의 부당한 수출 규제로 인한 위기를 온 국민의 단합된 힘으로 극복해 낸 것도 결코 잊을 수 없다”며 “우리는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자립의 기회로 삼았고, 소·부·장 산업의 경쟁력 강화는 제조업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졌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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