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손 놓고 있었다…미 의회 접촉 관련 예산, 집행률 '0%'

입력
수정2022.09.28. 오후 9:45
기사원문
정제윤 기자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앵커]

정부는 미국이 한국산 전기차를 차별하는 법안을 너무 급작스럽게 처리해 미리 손 쓸 틈이 없었다고 해왔죠. 그런데, 이럴 때를 대비해 미리미리 미국 의회와 접촉하라고 배정해놓은 예산이 그대로 있는 것으로 JTBC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대응할 기회가 있었는데, 놓친 거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정제윤 기자입니다.

[기자]

정부는 한국산 전기차 차별법이 갑자기 통과돼 대응하기 힘들었다는 입장입니다.

[박진/외교부 장관 (지난 16일) : 이것(인플레이션 감축법)이 8월에 들어서 상하 양원에서 이렇게 신속하게 비공개리에 통과됐습니다.]

하지만, 미리 동향을 파악하는 게 정말 어려웠느냔 지적도 있습니다.

취재진은 외교부의 올해 예산안을 살펴봤습니다.

'한미동맹'에 쓰라고 배정된 예산은 5억원 가량.

주미대사관이 미국 의회나 행정부 인사들을 만나 동향을 파악하라고 책정해놓은 겁니다.

그런데 7월 말까지 집행된 금액은 없습니다.

한국산 전기차 차별법이 처음 공개된 게 7월 27일입니다.

결과적으로 미국 의회와 접촉이 진행되지 않는 사이, 우리가 손해를 보는 입법 과정이 진행된 게 아니냔 지적이 나옵니다.

[김상희/민주당 의원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 (미국 내)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하기 위해서 배정된 예산이 하나도 집행이 안 됐어요. 이 사업은 평상시 네트워크를 구축해서 꾸준히 정보를 받아야 되는데 말하자면 한 9개월간 아무런 정보를 받을 수 없던 거죠.]

이 문제가 양국 간 현안으로 떠오르자, 주미대사관은 뒤늦게, 이번달부터 예산을 활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외교부는 많은 돈을 들여 미국 로비업체를 고용하고도, 정작 전기차 차별법이 처리되는 걸 파악하지 못하기도 했습니다.

기자 프로필

2008년 NYU 신문방송학과 졸업 후 한국에 귀국해 사회생활을 시작했습니다. 매일경제 신문사에서 국제부 소속 영문뉴스팀장을 거쳐 코리아 중앙데일리에서 경제부 기자 생활을 했습니다. 2011년 6월에 jTBC에 입사하여 국제부 기자로 활동 중입니다. 5대양 6대주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알차고 신속하게 보도하겠다는 각오입니다.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정치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