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진에 '예의' 요구해놓고…尹대통령은 '반말' 또 '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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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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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이 지켜보는 공식 석상서 반복적으로 관계자에 '반말' 논란

윤석열 대통령이 11월24일 경남 창원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방문, 다목적무인차량 아리온스멧(ARION-SMET)을 살펴보고 있다. ⓒ 연합뉴스


"수출 단가가 대당 얼마야? 이게 미사일의 일종인가?"

윤석열 대통령의 '입'이 또 구설에 올랐다. 공식 석상에서 상대방을 향해 '반말'을 하는 모습이 반복적으로 노출되면서다. 취재진에 '예의'를 요구하며 출입기자의 언행을 강도 높게 비판한 대통령실 대응과 교차하면서 비판이 더 커진다. 윤 대통령 발언의 최종 종착지가 '국민'이란 점에서다.

2일 YTN 유튜브 내 《돌발영상》 코너에는 윤 대통령을 향해 "국민에게 반말은 안 했으면 좋겠다" "아무데서나 반말하는 예의 없는 대통령" "카메라가 돌든 말든 반말의 생활화" 등 '반말'을 지적하는 댓글 반응이 잇따르고 있다. 

YTN이 전날 올린 '무기여 잘있거라' 영상에는 윤 대통령이 지난달 24일 경남 창원에 있는 방위산업 기업을 잇달아 방문해 국산 무기 개발 현장을 둘러보는 모습이 담겼다. 당시 윤 대통령은 기업 관계자들과 근로자들을 격려하며 "우리 방산의 주역들"이라고 추켜세웠다. 

문제는 윤 대통령이 현장에서 질문을 하며 여러 차례 지적 받아 온 '반말'을 쏟아냈다는 점이다. 

윤 대통령은 K9 자주포를 보며 관계자에 "탱크와 포를 결합한 무기가 그동안 없었나요? 탱크와 포를 결합한 거잖아"라고 물었다. 관계자가 추가 설명을 하자 "그러니까"라고 답했다. 이어 "포신 낮추면 탱크 같은 기능도 하는거 아닌가"라고 질문했다. 이동한 자리에서도 "이거는 뭘로 쏴?"라거나, 다목적 무인 차량 앞에서 기관총을 가리키며 "요거는 뭔가?" 라고 질문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8월11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과일 물가를 점검하고 있다. ⓒ 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그동안 공식 일정을 소화하면서 관계자들에게 반말을 사용하는 장면이 반복적으로 노출돼왔다. 

지난 8월 윤 대통령은 물가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찾은 서울의 한 마트에서 아오리사과를 들어보이며 관계자에게 "이거는 뭐야"라고 물었다. 껍질이 초록색을 띄는 품종인 아오리사과를 보며 윤 대통령은 "당도가 좀 떨어지는 건가? 이게 빨개지는 건가?"라고 질문을 던졌다. 판매 중인 쌀과 과일 등을 둘러보면서도 정부 관계자들에게 "떡볶이도 좀 사라 그래"라고 말했다. 

재난이나 참사 현장에서도 윤 대통령은 '일관된' 반말 톤과 함께 공감력이 떨어지는 듯한 반응을 보였다. 윤 대통령은 지난 10월30일 이태원 참사 발생 이튿날 현장을 찾아 "여기서 그렇게 많이 죽었단 말이야?" "압사? 뇌진탕 이런게 있었겠지"라고 말한 바 있다. 지난 8월 폭우로 서울 신림동 반지하에서 일가족 3명이 숨진 현장을 찾아서도 "근데 어떻게 여기 계신 분들 대피가 안 됐나 모르겠네"라고 했다. 

대통령이 질문을 던지거나 대화하던 현장 관계자들은 모두 '국민'이고, 대통령의 모든 메시지 역시 결국 '국민'을 향한 것이란 점에서 가볍게 여길 사안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대선 후보 때부터 불거진 각종 실언 논란에 해외 순방 도중 '이XX' 발언 논란까지 큰 파장이 일었던 점을 감안하면 대통령의 메시지 관리가 여전히 국민 눈높이와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온다. 

최근 대통령실이 MBC 출입기자를 향해 '슬리퍼를 신고 뒤돌아 선 대통령을 향해 질문을 했다'며 "예의가 없다"는 반응을 보인 것을 감안하면 이질감은 더 커진다. 대통령실은 "불미스러운 사태와 관련해 근본적인 재발 방지 방안 마련 없이는 지속할 수 없다"는 강한 불쾌감을 내비치며 도어스테핑 중단을 통보했다.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지난달 22일 이에 대해 "출입기자의 허술한 복장과 반말이 다반사인 대통령 무례 중 무엇이 더 문제인가"라며 대통령실 대응을 정면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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