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님들 ‘내 딸이라면’ 생각해달라”…한문철, 배승아양 사고 영상에 ‘울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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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3.04.11. 오후 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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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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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문철TV, 대전 스쿨존 대낮 만취 운전 사고 영상 공개
“당한 사람 입장에선 ‘묻지마 살인’과 다를 바 없다” 지적
지난 8일 대전시 둔산동 스쿨존 만취 운전 사고 영상 장면(왼쪽). 오른쪽 사진은 당시 사고로 병원에서 7시간 고통 끝에 숨진 9살 배승아양. [한문철TV 갈무리]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법원에서 판사님들이 ‘내 딸이라면’ ‘내 딸이 이렇게 억울하게 떠났다면’이라고 한 번만 생각해주시면 안될까요? 이 사건이 최종적으로 법원에서 어떻게 판결되는 지 함께 지켜보십시다.”

교통사고 전문 유튜브채널 한문철TV가 10일 대전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대낮 만취운전 사고 영상을 공개했다.

변호사 한문철 TV는 영상 말미에서 “용서가 안됐는데, 형사 합의가 안 됐는데도 평균 징역 4년 근처다. 더 이상 이런 음주운전 사망 사고가 없어지려면 국민 청원으로 될 게 아니다”라며 판사들에게 엄벌을 호소했다.

영상은 당시 사고로 숨진 배승아(9) 양 유족의 지인이 “피의자 측에서 사과 한마디도 없다”며 “제발 널리 퍼트려 처벌을 강화해달라. 제발 도와달라”면서 한문철TV에 전달한 것이다.

영상은 4월 8일 오후 2시께 대전시 둔산동 스쿨존 내 폐쇄회로(CC)TV에 찍힌 것이다. 가해 차량은 빠른 속도로 달리다 가드레일을 피하려는 듯 급하게 꺾어 중앙선을 침범해 맞은 편 좁은 보도를 덮쳤다. 배 양이 친구들과 함께 여느 날처럼 거닐던 통학로였다.

한 변호사는 "이제 9살인 초등학생"이라면서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이어 한 변호사는 배 양 유족을 대신한 지인이 보낸 글을 읽었다.

대전 서구 둔산동 스쿨존에서 만취운전자 차량에 치여 숨진 배승아(9) 양의 발인식이 열린 11일 오전 을지대병원 장례식장에서 배 양의 어머니가 딸이 생전에 좋아하던 인형을 품에 끌어안은 채 흐느끼고 있다. 연합뉴스


지인은 "아이는 한 생활용품점에 들렀다가 늘 걷던 거리를 친구들과 함께 가고 있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벽에 머리를 박고 어깨에 타박상을 입은 채 피를 흘린 상태로 심정지가 와서 병원에 이송됐다"고 전했다.

이어 "병원에 와서 아이는 뇌사 판정을 받고 심장이 스스로 뛰는 것도 하지 못해 성인의 2배가량 주사를 넣어가며 심장을 뛰게 했다"며 "의사 선생님께서 아이가 힘들어하니까 그만 놓아주는 것이 어떻겠느냐, 마음의 준비를 하는 게 좋겠다고 하셨지만 (배 양) 어머니께는 따로 말씀 못 드렸다. 희망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간이 좀 흐르고 상황이 안 좋아지자 (배 양 어머니께) 상황을 말씀드렸고 1% 희망으로 버텼다"며 "의사 선생님이 오셔서 마지막으로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하셨을 때 정말 그렇게 슬픈 울음은 처음이었다. 그렇게 아이는 사고 후 고통의 약 7시간을 버티다가 사망했다. 더 이상 이런 음주운전에 치여 사망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변호사는 "(배 양이) 너무나 아프게 7시간 동안 얼마나 힘들었겠나. 그 어린 딸의 명복을 빌고 유족분들의 아픔에 위로의 뜻을 함께하면서 이 사건이 최종적으로 어떻게 판결될지 함께 지켜봐 달라"고 했다.

한문철 TV 측은 "고의사고가 아니기에 살인과 같이 볼 수는 없지만, 당한 피해자 입장에서는 '묻지 마 살인'과 다를 바 없다"고 지적했다.

대전 서구 둔산동 스쿨존에서 만취 상태로 운전하다 초등생을 치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60대 남성 A씨가 지난 10일 오후 둔산경찰서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호송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그는


이날 배 양을 치어 숨지게 한 전직 60대 공무원 A(66) 씨에게 대전지법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지난 8일 오후 2시 21분께 만취 상태로 운전하다 사고를 낸 A씨는 현장에서 시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사고 당시 그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기준(0.08%)을 웃도는 0.108%로 나타났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낮 12시 30분께 대전 중구 유천동에서 지인들과 모임을 갖고 소주 반병 정도를 마셨다"며, "브레이크를 밟으려다 그렇게 됐다"고 주장했다.

 
〈故 배승아양 유족 지인이 한문철TV에 보낸 호소문〉

대전 스쿨존 음주운전 피해자 유족의 지인입니다.

피해자 유족분들이 한문철tv에 제보를 원하셔서 대신 글을 써드립니다.

아이는 다이소를 들렸다가, 늘 걷던 거리를 친구들과 함께 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벽에 머리를 박고 어깨에 타박상을 입은 채 피를 흘린 상태로 심정지가 와서 병원에 이송되었습니다.

병원에 와서 아이는 뇌사판정을 받고 심장이 자가로 뛰는 것도 하지 못하여 성인의 2배 가량 주사를 넣어가며 심장을 뛰게 했습니다.

의사쌤께서 아이가 힘들어 하니까 그만 놓아 주는 것이 어떻겠느냐, 마음에 준비하는게 좋다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어머니께는 따로 말씀을 못드렸습니다. 희망을 갖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시간이 좀 흐르고 상황이 안 좋아지자 상황을 말씀드렸고 1프로의 희망으로 버텼습니다. 친구는 자기가 해 줄 게 없어서 미안하다며 울었습니다.

의사쌤이 오셔서 마지막으로 마음의 준비를 하라 하셨을 때 정말 그렇게 슬픈 울음은 처음이였습니다.

그렇게 아이는 사고 후 고통의 약 7시간을 버티다가 사망하게 되었습니다.

스쿨존에서 과속 + 만취상태의 음주운전 + 9살 아이

제발 널리 퍼트려서 처벌을 강화해 주세요.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60대 음주운전자에 치여 9살짜리 아이가 꽃도 못피고 어린 나이에 죽었습니다.

한부모 가정인 아이로 태어난 아이를 어머니는 그누구보다 사랑으로 열심히 키워 왔는데 하루아침에 자신의 전부인 아이를 잃은 슬픔으로 너무 힘들어 합니다.

피의자측에선 사과 한마디도 없습니다..........

더 이상 이런 음주운전에 치여 사망하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제발 도와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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