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짜장면 먹고 싶어” 112 신고에 기지 발휘한 경찰, 성폭력 피해자 구출

입력
수정2021.04.12. 오후 2:55
기사원문
조문희 기자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경향신문]
서울경찰청

경찰이 “짜장면이 먹고 싶다”는 다소 엉뚱한 112 신고를 받고 기지를 발휘해 성폭력 피해자를 찾은 후 가해자들을 붙잡았다.

12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서울경찰청 112종합상황실에 지난 11일 오전 2시30분쯤부터 신고 전화 4통이 연달아걸려왔다. 전화를 한 여성은 첫번째와 두번째 통화에서는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고 세번째 통화에서는 “모텔”이라고만 말했다. 그는 네번째 통화에서 “아빠, 나 짜장면 먹고 싶어서 전화했어”라고 말했다.

여성이 위기 상황에 처했다고 직감한 경찰관은 신고자의 아빠인 척 하면서 대화를 이어가 여성이 머물고 있는 모텔과 층수까지 확인했다.

이후 서울청은 노원구 상계동에 있는 문제의 모텔에 경찰관들이 출동하도록 지령을 내렸다. 경찰관들은 모텔 1층에서 맨발로 울고 있는 피해자를 발견했고, 그로부터 2명의 남성에게 성폭력을 당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이후 경찰은 모텔 객실 안에 있던 남성 2명을 특수강간 혐의로 현장에서 검거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노원경찰서는 정확한 당시 상황을 조사 중이다.

과거에도 경찰이 비슷한 상황에서 놓인 신고자를 구출한 사례가 있었다. 2018년 경기남부경찰청 관내에서 한 데이트 폭력 피해자가 “모텔인데요, 짜장면 2개만 갖다주세요”라고 신고한 적이 있었다. 이 때도 전화를 받은 경찰관이 “혹시 남자친구한테 맞았어요? 짜장면집이라고 하면서 저한테 말씀하시면 돼요”라고 응답해 신고자의 위치를 파악했다. 경찰 관계자는 “112 신고 시 순간적인 판단력과 감이 필요하다. 그래서 접수 요원들이 모든 전화에 예민하다”고 말했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 [인터랙티브] 나의 탄소발자국은 얼마?
▶ 경향신문 바로가기
▶ 경향신문 구독신청하기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자 프로필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사회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