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6·25 참전 70주년 연설 "중국군, 평화수호 위해 압록강 넘었다"

입력
수정2020.10.23. 오후 1:52
기사원문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중화민족의 역사에 영원히 기록"
"인류 평화, 발전, 진보의 역사에도 영원히 기록"
"한반도 정세 안정시키고 세계 평화 지켰다"
"미군을 패배시켜 미군 불패의 신화를 깼다"
"中인민, 문제 일으키지 않지만 무서워하지도 않는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3일 중국군의 6·25 전쟁 참전 70주년을 맞아 "항미원조(抗美援朝) 전쟁의 승리는 중화민족의 역사에 영원히 기록되고 인류 평화, 발전, 진보의 역사에도 영원히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23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중국인민지원군 항미원조 출국 작전 70주년 기념대회'가 열렸다. /로이터 연합뉴스

중국 관영 CCTV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오전 10시 베이징의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인민지원군의 항미원조 작전 70주년을 기념하는 대회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시 주석을 포함해 중국 지도부 전원이 대회에 참석했다. 국가 연주 및 제창 이후 참석자 전원은 전쟁에서 숨진 장병을 묵념했다

시 주석은 "70년 전 중국인민지원군은 인민들의 중요한 부탁과 민족의 기대를 몸에 지니고 '평화수호, 침략 반대'의 기치를 들고 압록강을 넘었다"며 "중국군은 위대한 애국정신과 영웅주의 정신을 갖고 북한 인민과 군과 손잡고 2년9개월 동안 목숨을 걸고 싸웠고, 전쟁의 위대한 승리를 이뤘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위대한 항미원조는 제국주의의 침략 확장을 억제했다"면서 "또한 신중국의 안전, 중국인민들의 평화로운 삶을 수호했고, 한반도 정세를 안정시켰으며 아시아와 세계의 평화를 지켰다"고 했다.

시 주석은 "19만7000명 영웅(참전한 중국지원군 장병)이 조국과 인민 및 평화를 위해 소중한 생명을 희생했다"며 "항미원조 전쟁 가운데 북한 노동당과 정부, 인민은 중국지원군을 소중히 생각하고 지원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양국 인민과 군은 생사를 함께하면서 피로 위대한 전투적 우정을 맺었다"고 말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3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인민지원군 항미원조 출국 작전 70주년 기념대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시 주석은 "중화민족은 평화를 사랑하는 민족이고, 중국 인민은 평화를 사랑하는 인민"이라면서 "근대 이후 중국 인민은 침략의 피해와 전쟁의 고통을 겪었기 때문에 전쟁의 잔혹함과 평화의 소중함을 깊이 이해한다"고 했다.

시 주석은 최근 악화된 미·중 관계를 떠올리게 하는 발언도 했다. 그는 "1950년 6월25일 한국 내전이 폭발한 이후 미국 정부는 냉전적 사고방식에서 출발해 한국내전 무력 간섭 결정을 내렸고 제7함대를 대만해협에 파견했다"면서 "그 해 10월초 미군은 중국 정부의 수 차례 경고에도 불구하고 38선을 넘었고 전쟁의 불길은 중북 접경지역까지 옮겨 붙었다"고 했다. 이어 "미군 전투기는 중국 동북부 접경지역을 폭격했고, 중국 인민의 생명과 재산에 심각한 피해를 입혔다"면서 "중국의 안보에 심각한 위협을 조성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위급한 상황에서 북한 노동당과 정부의 요청에 따라 중국 정부는 항미원조, 보가위국(保家衛國)의 역사적 결정을 내렸다"면서 "1950년 10월19일 중국지원군은 총사령관 펑더화이(彭德懷) 인솔 하에 전쟁에 참여했고, 이는 정의로운 부대의 정의로운 행보"라고 주장했다.

시 주석은 "당시 미국과 중국의 국력은 현저한 차이가 있었지만, 중국군은 북한군민과 긴밀히 협력했다"면서 "미군을 패배시켜 미군 불패의 신화를 깼으며 1953년 7월27일 정전협정에 서명을 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 인민은 문제를 일으키지도 않지만 무서워 하지도 않는다"면서 "그 어떤 어려움과 위기도 중국 인민들을 겁 먹게 할 수 없으며 패배시킬 수 없다"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의 6·25전쟁 참전 70주년을 맞아 평안남도 회창군에 있는 중공군 열사능을 참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22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중국은 6·25전쟁에 참전해 한국군을 상대로 첫 승리를 거둔 1950년 10월 25일을 '항미원조 기념일'로 지정하고 당일이나 직전에 기념 행사를 열어왔다. 항미원조는 미국에 맞서 북한을 돕는다는 뜻으로, 중국에서는 중공군의 6·25전쟁 참전을 뜻한다.

중국 최고지도자가 6·25 참전 기념행사에서 직접 연설을 한 것은 2000년 장쩌민(江澤民) 총서기 이후 20년만으로, 역대 2번째다. 2010년 10월 24일 열린 참전 60주년 행사 때 후진타오(胡錦濤) 당시 국가주석이 참석했지만 연설은 하지 않았다. 당·정·군을 대표해 연설을 한 사람은 당시 부주석이었던 시진핑 현 주석이다.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평안남도 회창군에 있는 중국인민지원군 열사능원을 참배했다. 평양에서 동쪽으로 90㎞ 떨어져 있는 이곳은 6·25 전쟁 당시 중국 인민지원군 사령부가 있었다. 6·25전쟁 중 전사한 마오쩌둥(毛澤東) 전 주석의 장남 마오안잉(毛岸英) 등 134명의 중국군 유해가 묻혀 있다. 시 주석도 지난 21일 회창군 중국 인민지원군 열사릉에 화환을 보냈다.

또 김정은은 지난 22일 중국 선양(瀋陽)시 항미원조 열사릉원과 단둥(丹東)시 항미원조 기념탑에 화환을 보냈다. 화환에는 김정은 이름과 함께 '중국인민지원군 열사들은 영생할 것이다'라는 문구가 적혔다.

[손덕호 기자 hueyduck@chosunbiz.com]




▶네이버에서 조선비즈를 구독 하세요
▶'명품 경제뉴스' 조선비즈 바로 가기
▶올해 '이 기업들' 투자 안하면 영영 기회 없다

저작권자 ⓒ 조선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정치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