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알' 유튜브 유명 무속인 말 듣고 굿 하느라 빚더미에 극단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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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05.02. 오전 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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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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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사민 기자]
삽화=임종철 디자이너 /사진=임종철

유튜브 등 동영상 플랫폼 속 유명 무속인들로부터 세뇌와 협박을 받아 돈은 물론 심지어 목숨까지 잃은 피해자들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 1일 방송된 SBS 시사교양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유튜브에 나오는 유명 무속인들의 실상에 대해 방송했다.

가족과 떨어져 홀로 지내며 회사 스트레스가 쌓였던 최승리(가명)씨는 모친이 폐암을 진단받으면서 한 무속인을 찾아갔다. 그 무속인은 최씨에게 신내림을 받아 무당이 될 운명이라며 최씨가 신내림을 거부하게 되면 어머니가 목숨을 잃게 될 것이라 말했다.

결국 최씨는 무속인 연(가명)씨를 신엄마로 받아들였다. 연씨는 동영상 플랫폼에서 유명세를 탄 인물로 영상 속에서 그는 따뜻한 말투로 퇴마 굿을 해줬다. 그의 신제자는 약 20여명이었다.

최씨는 이후 굿을 준비하기 위해 지옥 같은 수련 과정을 시작했다. 무속인 연씨는 최씨 몸에 있는 잡신을 떼어 내겠다며 뾰족한 자갈길을 걷거나 온몸에 찬물 세례를 받는 퇴마의식을 벌였다. 최씨를 천으로 묶어 놓은 뒤 발로 복부를 압박해 그는 부상을 입고 수술까지 받았다.

또 무속인 연씨는 신제자들에게 1억원 가량의 굿값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씨의 신제자들은 굿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신용카드를 새로 개설해 연씨에게 주거나 차를 팔아 대출금을 받았다.

무속인 연씨는 방송 제작진과 만나 "제가 퇴마의식을 안 했다"며 "멍이 드는 게 정상은 아니다. 퇴마사들이 퇴마 의식을 할 때 멍이 들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의 주장과 달리 최씨 퇴마의식 영상 속에 나오는 인물은 연씨였다.

신제자들에게 굿값을 요구한 것과 관련해서는 "제가 아무 관여를 안 했기 때문에 대출이 얼마나 나왔는지 모른다"며 "그냥 돈 송금해준 것만 받은 거다. 카드를 쓴 건 인정한다. 그런데 다 갚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연씨는 "내 굿 방식이 싫었으면 나한테 굿을 받지 말았어야지"라고 말했다.

유튜브에서 유명세를 얻은 무속인은 더 있었다. 2004년 사망한 A씨의 오빠 B씨는 "어느 날 A가 갑자기 무속인이 됐다. 한 스승이 신내림을 받아야 된다고 했다더라. 이후에 동생이 죽었다고 해서 속이 뒤집어져서 펑펑 울었다"고 증언했다.

당시 이들 남매의 어머니는 폐암 투병 중이었고, 오빠 B씨는 대퇴부 무혈성 괴사에 걸린 상황이었다. 결국 A씨는 가족의 병을 고치기 위해 마지막 수단으로 한 무당을 찾았다. 이 무당은 A씨와 가족들에게 온갖 굿을 받게 했다. 10여 차례의 굿 비용은 1억 이상의 빚으로 불어나 A씨는 4500만 원을 갚지 않은 혐의로 검거됐다. 1년여 뒤 A씨는 극단적 선택을 하고 말았다.

이 무당은 A씨 오빠 B씨에게도 신내림을 권유했다고 한다. B씨는 "49일 기도를 마치고 신을 받을 차례라고 했다"며 "신내림을 안 받으면 다리를 못 쓸 수 있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 무당 측은 "A씨가 어떤 돈으로 굿 비용을 지불했는지 알지 못했다"며 "이씨가 2000만원으로 합의해달라고 해 합의한 것이 마지막이었다"고 반박했다.

방송에 출연한 김선희 같이심리센터 센터장은 "무속인들이 불안을 계속 증폭시키기 때문에 결국 못 빠져나온다"며 "무속인이 피해자들의 유일한 절대자가 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무속 관련 유튜브 채널은 550여 개에 달한다.

이사민 기자 24m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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