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 '화이자·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인도 변이에 효과 있다'

  • 덜시 리 & 알렉스 글라이더만
  • BBC 뉴스
영국 잉글랜드 남부 서리에서 한 여성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받고 있다

사진 출처, Getty Images

사진 설명, 영국 잉글랜드 남부 서리에서 한 여성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받고 있다

화이자와 아스트라제네카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2차 접종까지 모두 받은 경우, 인도 변이 바이러스에도 예방 효과가 매우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두 백신 중 하나를 2차까지 접종하는 경우, 영국 켄트 지역에서 발견된 변이에 대한 예방 수준도 인도 변이와 비슷했다.

다만 두 백신 모두 1차만 접종한 후 3주가 지났을 때, 인도 변이 바이러스 예방 효과는 33%에 불과했다.

이는 켄트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예방 효과 50%와 비교되는 수치다.

연구를 진행한 영국 공중보건국은 두 백신이 환자들의 입원과 사망을 줄이는 데는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에서는 지난 4월부터 모더나 백신도 사용되고 있지만, 이 연구에서는 모더나 백신 접종자 수가 너무 적어 연구에 포함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맷 핸콕 영국 보건부 장관은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오는 6월 21일부터 봉쇄조치 완화의 마지막 단계 시행 가능성을 "점점 더 확신한다"고 말했다.

핸콕 장관은 해당 연구 데이터가 1, 2차 접종 모두 "반드시 필수"임을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동영상 설명, 코로나19: 하루 확진자 31만 명… 아비규환의 인도

프리티 파텔 내무부 장관은 연구 데이터가 "긍정적"이지만 규제 완화를 위해 계획된 "절차"를 밟아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파텔 장관은 BBC '앤드류 마 쇼' 인터뷰에 출연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는 그 데이터를 계속 확인할 것이다…우리 모두 양심적이어야 한다...우리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고, 마스크를 쓰고, 모든 규제를 지킨다. 물론 이러한 규제들은 6월 21일 우리가 봉쇄를 해제하도록 도와줄 것이다".

파텔 장관은 영국이 인도를 적색경보(입국금지대상) 명단에 올린 시기가 너무 늦었다는 비판에 대해 질의받자, 각료들이 "갖고 있는 정보를 토대로 데이터를 만들어 결정을 내리는 데 옳은 방향으로 활용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영국의 국경 통제 조치도 옹호했다. 파텔 장관은 영국으로 입국하기 전에 받아야 할 코로나19 검사를 강조하고, 적색경보 여행지에서 입국한 사람들이 자가격리를 하게끔 "강력한 체계"를 확실하게 마련했다고 말했다.

23일 영국의 공식 수치에 따르면, 추가로 5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 이후 28일 내 사망했고, 이밖에 2235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지금까지 영국 내 백신 접종횟수는 6000만 회를 넘었다. 1차 접종은 3794만3681회, 2차 접종은 2264만3417회다.

'실제 백신 효과의 증거'

화이자 백신은 2차 접종 후 2주 뒤에 인도 변이 바이러스 질환을 막는 데 88%, 켄트 변이 바이러스에는 93%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인도 변이 바이러스 예방에 60%, 켄트 변이 바이러스에는 66% 효과를 나타냈다.

공중보건국은 두 백신 간 2차 접종 후 예방효과 차이에 대해선 먼저 승인을 받은 화이자 백신보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2차 접종이 늦어졌기 때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보건국은 다른 데이터를 통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최대의 효과를 내는 데 더 오래 걸린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d 4월 5일에서 5월 16일 사이 진행됐으며, 1만2675건의 게놈 염기서열 사례를 포함했다. B.1.617.2로 알려진 인도 변이 바이러스 사례는 1054건에 불과했다.

영국 보건안전청장인 제니 해리스 박사는 앤드류 마 쇼에 출연해 이번 연구결과가 "매우 좋은 소식"이라고 말했다.

해리스 박사는 이번 연구가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실제 백신 효과를 보여주는 첫 번째 증거"라고 말했다.

화이자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효과 차이에 대한 질의를 받자, 해리스 박사는 "약간씩 다른 그룹에 다른 백신을 투여했다"는 점을 중요하게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해리스 박사는 또한 "화이자 백신이 먼저 출시된 이유는 주로 젊은 의료보건 종사자들 등을 위해 초저온에서 보관해야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연구는 모든 연령층을 대상으로 실시했다"면서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주요 백신접종센터로 올 수 없었던 나이든 사람들의 그룹에 투여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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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alysis box by Nick Triggle, health correspondent

분석: '매우 안심되는 결과'

닉 트리글 보건전문 기자

바이러스가 계속 변이함에 따라, 변이 바이러스 예방법도 끊임없이 바뀌어야 한다.

따라서 인도 변이 바이러스가 광범위하게 퍼질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측을 감안하면, 화이자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2차 접종 후 높은 예방 효과를 보였다는 사실은 사람들을 매우 안심시킨다.

하지만 인도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1차 예방 효과가 떨어지는 건 무엇을 의미할까?

이 변이 바이러스가 영국을 지배할 것으로 예측되는 점을 고려하면, 2차 접종은 이제 훨씬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답을 찾기 더 어려운 문제는 백신 접종이 코로나19 이전의 정상적인 삶으로 회복하는 속도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이냐다.

변이 바이러스가 백신의 예방 효과를 조금만 떨어뜨려도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밖에 또 다른 생물학적 근거들도 변이 바이러스가 더 쉽게 확산할 수 있다는 점을 뒷받침한다.

그러나 이는 코로나19 양성 사례와 입원 환자가 반드시 급증할 것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또 백신이 우리를 중증 질환으로부터 예방하는 능력은 경증 질환을 막는 능력보다 훨씬 높을 것이다.

인도발 변이는 코로나19 바이러스 생존을 유리하게 하지만, 그렇다고 백신이 변이 바이러스를 이기지 못할 것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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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구에서는 인도 변이 바이러스 출현 이후 시기를 다루고자 4월 5일부터 모든 연령층의 데이터를 조사했다.

공중보건국은 백신이 인도 변이 바이러스로 인한 중증 질환 예방에 얼마나 효과적인지 추정하기에는 데이터가 충분치 않다고 밝혔다.

공중보건국의 의료 역학 자문위원이자 연구 주저자인 제이미 로페즈 버널 박사는 "백신 1차 접종자 수가 2차 접종자보다 많다"는 이유로 1차 접종 데이터에 대한 신뢰도가 2차 접종 데이터보다 높았다고 말했다.

공중보건국 코로나19 전략대응 책임자인 수잔 홉킨스 교수는 데이터 흐름이 "매우 명확하다"며 "올바른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에서 370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현재 1차 접종을 받았고, 2200만 명이 2차 접종을 받았다.

공중보건국 분석에 따르면 영국은 백신 접종 프로그램을 통해 지난 9일까지 사망 1만3000건, 입원 3만9100건을 피할 수 있었다.

앞서 국립보건서비스(NHS)가 NHS 앱 등록 사용자들에게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증명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발표하면서 130만 명 이상이 앱에 가입했다. 이에 총 가입자 수는 480만까지 늘어났다.

이 앱은 NHS의 코로나19 연락-추적 앱과는 별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