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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슈퍼볼 승자는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광고 효과 톡톡

이설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2.15 18:13

수정 2022.02.15 18:13

30초동안 떠다니는 QR코드만 보여줘
올해 슈퍼볼로 1400만달러 투입
FTX·크립토닷컴·이토로 등도 참여
[파이낸셜뉴스] 올해 미국 '슈퍼볼'의 승자가 풋볼 팀이 아닌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라는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다. 수백만달러의 광고료에도 불구하고 내로라하는 브랜드들이 총출동하는 슈퍼볼에는 올해 가상자산 업계가 대거 광고에 나서면서 관심을 끌었다. 특히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로서 지난 해에는 나스닥 상장도 한 코인베이스도 이번 슈퍼볼에 광고주로 참여해 일반 대중들을 대상으로 브랜드를 각인시키는 효과를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가상자산 업계는 대중들에게 인기있는 스포츠를 적극 후원하며 이용자 기반을 넓히려는 시도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30초동안 QR코드만 보여줘

올해 처음으로 '슈퍼볼'에 광고를 한 코인베이스가 광고 효과로 사이트가 다운되는 등 효과를 봤다. /사진=뉴스1로이터
올해 처음으로 '슈퍼볼'에 광고를 한 코인베이스가 광고 효과로 사이트가 다운되는 등 효과를 봤다.
/사진=뉴스1로이터

미국 CBS뉴스는 14일(현지시간) 올해 슈퍼볼 광고의 승자는 코인베이스였다고 보도했다. 노스웨스턴대학교 켈로그경영대학원의 팀 칼킨스(Tim Calkins) 교수는 어떤 광고가 독특해서 기억에 남는지, 브랜드 메시지는 어땠는 지 등 관련 지표에 따라 슈퍼볼 광고에 등급을 매긴 결과 최고의 광고 중 하나에 코인베이스가 선정됐다고 CBS뉴스에 밝혔다.

코인베이스는 이번 슈퍼볼 광고에 30초동안 어떤 음성이나 텍스트 없이 화면에 떠다니는 QR코드만 30초간 보여줬다. QR코드를 스캔하면 코인베이스 사이트로 연결되며 가입할 경우 경품으로 15달러(약 1만8000원) 상당의 비트코인(BTC)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것이다. 그 결과 코인베이스 홈페이지에 1분동안 2000만명이 방문하면서 트래픽이 급증해 다운되기도 했다. 코인베이스가 이 30초 광고에 쓴 비용은 무려 700만달러(약 84억원)다. 광고비를 포함해 쓴 비용은 1400만달러(약 17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칼킨스 교수는 "코인베이스의 계획보다 더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며 "다른 광고들처럼 감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하지 않았지만 사람들이 관련해서 이야기를 나누도록 했고, 형식 또한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것이었다"고 평가했다.

코인베이스 주가도 이날 전날보다 0.37% 상승 마감했다. 나스닥이 전날과 같은 지수로 마감한 것과 달리 상승에 성공한 것이다.

올해 FTX 등 가상자산 업계 4곳 참여

가상자산 파생상품 거래소로 코인베이스와 함께 이번 슈퍼볼 광고전에 참전한 FTX는 광고 게시물을 리트윗한 사람들에게 광고 방영시간 기준으로 비트코인을 경품으로 증정하는 행사를 했다.

이 외에도 가상자산 거래를 지원하는 이스라엘 기반 금융투자 플랫폼 이토로(eToro)와 싱가포르 기반 가상자산 거래소인 크립토닷컴도 올해 슈퍼볼에 광고를 집행했다. 일각에서 올해 슈퍼볼은 '크립토볼(Crpyto Bowl)'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이들은 일부 이용자들에 국한된 가상자산에 대한 접근성을 대중으로 확산시키기 위해 슈퍼볼 광고에 새롭게 뛰어 들었다. 실제 주요 가상자산 회사들은 대중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스포츠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FTX가 미국프로농구(NBA)의 마이애미히츠팀과 후원계약을 맺었고, 코인베이스는 NBA와 여자프로농구(WNBA)의 공식 후원사다.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바이낸스는 아프리카 축구대회인 아프리카네이션스컵 대회를 후원했다. 크립토닷컴은 NBA팀 LA레이커스와 계약해 기존에 '스테이플스'로 불렸던 홈경기장명을 '크립토닷컴아레나'로 변경했다.


슈퍼볼 광고전에 입성한 가상자산 업계가 장기적으로 어떤 효과를 거둘 지는 예상하기 어렵다. 다만 23년 전인 1999년 슈퍼볼에서는 닷컴 관련회사의 광고가 단 2개였고, 다음 해인 2000년에는 17개로 대폭 늘었다.
아마존이 슈퍼볼의 오랜 광고주라는 사실을 알지만 눈 하나 깜짝하지 않을 정도가 됐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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