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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동남아 살더니 언제 제주에?...아열대 곤충 ‘노랑알락하늘소’ 번식

송은범 기자
입력 : 
2023-07-11 14:39:40
수정 : 
2023-07-11 14:4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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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라오스·태국 등지 사는 아열대종
한반도는 추워서 못산다고 전해졌지만
겨울에 나무 속 애벌레로 있다 여름 우화
“팽나무 피해 확인… 예찰 강화할 방침”
노랑알락하늘소
제주에서 확인된 노랑알락하늘소.[자료=제주도]

제주에서 아열대성 ‘노랑알락하늘소’ 번식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는 제주시 하천 주변에서 외래종 하늘소인 가칭 ‘노랑알락하늘소(Anoplophora horsfildii)’가 번식하는 것을 최근 확인했다고 11일 밝혔다.

도내 외래종 서식실태조사 과정에서 발견한 노랑알락하늘소는 해안변 관광지 주변을 중심으로 기주식물인 팽나무에 우화한 성충과 15㎜ 정도의 탈출공(애벌레 구멍)이 다수 확인됐다. 노랑알락하늘소 성충이 제주에 출현한 것은 2019년 최초로 보고됐지만, 도내에서 번식과 정착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노랑알락하늘소는 몸길이 약 3~5㎝의 대형종으로 딱정벌레목 하늘소과의 곤충이다. 날씨가 따뜻한 인도, 라오스, 대만, 태국, 베트남 등에 서식하는 아열대성 종으로 알려져 있다.

기주식물(애벌레의 먹이가 되는 식물)은 차나무, 팽나무를 비롯해 종가시나무, 비술나무, 멀구슬나무 등으로 해당 나무에 해를 입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직까지는 팽나무를 제외하고 별다른 피해가 확인되지는 않았다.

현재까지 아열대성 곤충의 대부분은 우리나라에서 겨울을 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노랑알락하늘소의 경우 기후변화로 인해 추운 겨울에는 나무 속에서 애벌레 상태로 있다가 따뜻한 여름에 우화해 제주지역에 적응하면서 토착화한 것으로 보인다.

고정군 제주도 한라산연구부장은 “노랑알락하늘소는 목재 반입 과정 혹은 바람을 타고 제주에 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현재 제주도는 국토 최남단에 위치해 다양한 아열대성 외래종이 육지로 퍼지는 중간 기점 역할을 하고 있다. 기후변화에 따른 외래종의 침입이 잦아질 것에 대비해 예찰을 강화하고, 생태계 위협요인이 발견되면 관련부서와 협의해 방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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