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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 무죄' 강은일 "2년간 법적 다툼으로 남은 건 빚뿐…불면증·우울증 생겨"

/사진=강은일 SNS




강제추행 혐의를 벗은 뮤지컬 배우 강은일이 2년간의 법정 공방을 마치고 심경을 고백했다. 그는 후련한 감정보다 “세상이 무섭다”고 털어놨다.

29일 SBS funE는 지난 23일 대법원에서 최종 무죄 확정을 받은 강은일과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2018년 3월 고교 선배, 동창들과 함께 서울의 한 순댓국집에 방문했던 강은일은 여자 화장실 칸에 한 여성 A씨를 따라 들어가 강제추행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A씨는 자신이 먼저 여자 화장실에 들어가 있는 상태에서 강은일이 들어와 추행을 했고, 이에 A씨가 항의하자 강은일이 추행을 부인하며 화장실 밖으로 나가려 해 강은일을 급히 붙잡고 화장실 안 세면대 앞에서 다퉜다고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A씨의 손을 들어줘 강은일은 징역 6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4개월 넘게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다. 이후 2심 재판부는 사건 직후 A씨가 “너네 집 잘 살아”, “다 녹음됐어” 등의 말을 한 사실과 화장실 통풍구를 비친 CCTV 영상 분석과 현장 검증 조사, 사건 직후 두 사람을 데리러 갔던 복수의 목격자 진술 등을 고려해 강은일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강은일은 대법원의 무죄 확정 판결에 대해 “후련하다는 감정은 없다. 짐을 덜었다는 마음은 든다”며 “사실 이렇게 누군가 앞에 서는 게 많이 힘들다. 세상이 무섭다. 그럴수록 당당해야 한다는 가족들의 응원을 받고 용기를 냈다”고 밝혔다.

그는 1심 당시 징역 6월, 성폭력 프로그램 이수 60시간의 실형이 선고돼 선고 공판에서 법정구속이 됐다. 그는 당시를 떠올리며 “‘제발 엄마에게 전화 한 통만 하게 해 달라’라고 빌었다. 당연히 안됐다. 가족도 친구도 모른 채 법정구속이 됐다”며 “구치소 있는 4개월 내내 ‘나는 끝났다’, ‘어떻게 삶을 끝내야 하지’라는 생각만 했다”고 털어놨다.

/사진=뮤지컬 ‘랭보’ 포스터




3심 때까지 혐의를 완강하게 부인한 그는 A씨의 진술에 반론을 제기하면서 “여성의 주장은 제가 여자화장실로 밀고 들어가서 성추행을 했다고 하는데 그런 적 없다. 화장실 통풍구를 찍은 CCTV가 있는데, 저는 남자 칸에, 그 여성은 여성 칸에 들어간 게 실루엣으로 비춰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성이 먼저 세면대에서 입맞춤을 하더니 갑자기 ‘녹음 있다’, ‘너네 집 잘 살아?’ 등 이런 말을 해 제가 황당해서 ‘녹음이 있으면 밖에 있는 사람들과 들어보자’고 화장실 문을 나가니까 제 뒷덜미를 잡고 끌어 들어간 뒤 다시 여자 칸으로 데려갔다. 거기서도 제 입에 입을 맞췄더. 일행들이 저희가 안 나오니 찾으러 왔을 때 저와 그 여성은 함께 여성칸에 있었다”고 전했다.

강은일은 2년간의 법적 다툼 동안 생계 문제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남은 건 빚뿐이라며 “경찰, 검찰 조사 당시에 변호사를 선임하지 못했던 건 경제적인 이유였다. 학자금 대출도 갚고 있는 상황에서 변호사 선임비용을 낼 수가 없었다. 무료 법률상담은 받았는데 ‘사실 그대로만 수사기관에서 말하라’고 해서 그렇게 했다가 재판에 넘겨졌다”고 말했다.

강은일은 “구치소에서 생긴 불면증과 우울증 때문에 약을 먹고 있다가 얼마 전에 끊었다”며 무죄 확정 판결을 받았지만 이전의 삶으로 돌아갈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성추행 무죄’란 꼬리표가 평생 달리니까. 기사가 나도 사람들은 사건의 진실엔 관심이 없고 남자 편, 여자 편으로 나뉘어 싸울 텐데 그 중심에 제가 있는 게 너무 힘들다. 정말 저는 안 했기에 너무 억울하다고 외치고 싶은데, ‘진짜 성추행 한 사람들’이 제 사건을 악용하면 어떡하냐. 너무 두렵다”고 호소했다.

이제 겨우 누명을 벗은 강은일은 다시 법정 싸움에 돌입한다. 그는 “수사기관과 1심 재판부, 1, 2심을 맡은 변호사 등을 상대로 어려운 싸움을 할 것이다. 그리고 저를 성추행으로 고소한 여성에 대해서도 민,형사 법적 대응을 할 것”이라며 “더 이상 저 같은 사람이 나오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강은일은 2012년 뮤지컬 ‘13’으로 데뷔해 ‘뉴시즈’, ‘아이다’, ‘랭보’ 등 뮤지컬에 출연하며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추승현기자 chus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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